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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3.25 19:14 수정 : 2013.03.25 19:14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이십대와 오십대는 시작하는 때다. 이십대는 새로운 직장을 찾아 나서고, 오십대는 다니던 직장을 떠나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선다. 최근 <어떻게 살 것인가>를 쓴 유시민은 “조금 늦었다 싶지만 이제부터라도, 해야 하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라고 선언하며 ‘정치인의 사무실’에서 ‘자유인의 서재’로 돌아왔다.

이십대와 오십대는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때다. 많은 이십대는 “앞으로 무엇을 하면 유망할까?”라는 질문 앞에서, 또 오십대는 “은퇴 후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 앞에서 고민하고 있다. <은퇴가 없는 나라>를 쓴 김태유 교수는 25살 즈음 취업 뒤, 55살 즈음 은퇴하는 ‘25-55’ 인생주기는 과거 산업사회의 유물일 뿐, 이를 과감하게 거부하고 25살 취업 뒤, 50살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75살에 은퇴하는 ‘25-50-75’의 인생주기를 개인의 노력과 국가 정책 차원에서 모두 추구하자고 제안한다.

이십대와 오십대는 홀로 서는 때다. 이십대는 취업을 통해 경제적으로 홀로 서기 시작하는 때이다. 오십대는 정서적으로 독립해야 하는 때다. 최근 50대에 대한 보고서 <그들은 소리 내 울지 않는다>를 펴낸 송호근 교수는 50대가 경제적 부양을 대가로 해 “정신적·심리적 의존을 알게 모르게 구걸해왔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50대는 홀로서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다. 그는 50대 남자들이 혼자서 식사를 해먹을 수 있도록 요리 취미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두 세대가 겪게 되는 유사한 도전을 생각하면서, 이들에게 모두 해당하는 해결책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첫째, 20대는 앞으로 무엇이 유망할지를 찾기보다, 자신이 정말 삶에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 유시민은 자신의 젊은 시절 가장 큰 잘못으로 자신이 정말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깊게 고민하지 않은 것을 꼽았다. 50대 역시 마찬가지다. 은퇴 뒤 식당 창업은 ‘서서히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이야기한다. 식당 창업이란 요리와 식당 운영에 대한 ‘숨은 욕망’을 갖고 있었던 사람이 해야지, 돈벌이로 프랜차이즈 광고만 믿고 열었다가는 실패하기 쉽다는 말이다. “뭘 하고 싶은데?”라는 질문은 오랜 고민과 시도 끝에 답할 수 있다. 취업과 은퇴에 닥쳐서 바로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다.

둘째,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이다. 가수 김창완은 인터뷰에서 “어른들이 만든 쓸데없는 가치”에 얽매이지 말고, 자기만의 멋을 찾아 살라고 젊은 세대에게 조언한다. 송호근 교수는 50대에게 “퇴직과 함께 … 사회적 지위와 자존심에서 동시에 퇴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썼다. 나는 남이 아닌, 나 자신이 나의 삶을 바라보는 시선에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가? 혜민 스님이 말한 ‘삶의 운전대’를 나는 스스로 잡고 있을까?

셋째, 생각만 하지 말고 지금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며칠 전 다코타 패닝이 시한부 인생을 사는 소녀로 나온 영화 <나우 이즈 굿>을 보았다. 제목만으로도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다. 20대이건 50대이건, 지금이 바로 타이밍이다. 삶은 특별한 대본이 없다는 점에서 즉흥연기와 통한다. 즉흥연기에서는 ‘지금 그리고 여기에’(here and now) 집중한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우리는 이미 경험을 통해 ‘나중에’라는 말은 ‘평생 한 번도 못하고’와 동일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누구도 신경 쓰지 말고 지금 시작하자. <한겨레>의 젊은 기자들이 청춘 멘토를 인터뷰해 최근 펴낸 책 제목처럼 <나에게 더 미안해지기 전에>.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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