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로도토스는 이 해전 와중의 흥미로운 일화를 소개한다. 페르시아 연합군에는 아르테미시아라는 여장이 있었다. 이오니아 지방 카리아의 지배자였던 아르테미시아는 크세르크세스의 총애를 받으며 전투에 참가했다. 전투에 참여한 유일한 여자 장군이었다. 교전이 벌어지고 그의 배는 적선에 쫓기게 되었다. 위태로운 지경에 처한 그는 우군 함선을 향해 격렬히 돌진하여, 칼린다라는 지역 출신의 우군 함정을 침몰시켰다.
그 결과 아르테미시아는 생환하였다. 쫓아오던 아테네의 전함이 적선을 침몰시킨 아르테미시아의 배가 우군이거나 페르시아에서 투항하여 자신의 편에서 싸우는 것이라고 판단하여 추격을 거둔 것이다. 생환한 정도가 아니라 크세르크세스의 신임이 더욱 깊어졌다. 왕의 측근 하나가 아르테미시아가 적선을 격침시켰다고 보고했기 때문이었다. 대왕의 물음에 그 측근은 의심의 여지가 없이 침몰한 배는 적의 배였다고 확언했다. 아르테미시아는 행운을 누린 것이었는데, 헤로도토스가 전하는 그녀의 행운에는 칼린다 사람들의 함정에서 한 사람도 구조되지 못했다는 사실이 포함되어 있었다.
크세르크세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전해진다. “우리 군대의 남자는 모두 여자가 되었고, 여자는 남자가 되었구려.”
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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