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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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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프로야구에는 최동원이 있었다. 선수로 이룬 그의 업적은 널리 알려져 있어 더 이상 언급의 필요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구단의 앙갚음을 받아 불우한 말년을 보냈다. 상상을 초월하는 업적을 이뤘음에도, 대스타로서 다른 선수들의 안위를 위해 선수협의회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팀에서 방출되었다. 자신의 고향에서 투구 실력을 전수해주고 싶은 염원도 무시되었다. 그나마 그가 자신의 솜씨를 후배들에게 가르칠 수 있었던 것은 김인식 감독의 배려 덕분이었다.
그러고 보면 선수협을 주도했던 인물들은 감독이나 코치로서 모습을 보기 어렵다. 어쨌든 최동원의 사망 이후 그의 인간됨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롯데 구단에서도 그의 번호를 결번시킨다는 등의 움직임을 보인다. 자신들의 부끄러운 면모가 드러날까 뒤늦게 벌이는 눈가림 같아 좋아 보이지 않는다. 최동원과 같은 걸출한 스타나 야구 응원문화를 한 단계 높인 부산 팬들이 과분한 ‘통 작은’ 구단이다.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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