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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욱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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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아날학파를 창립한 인물 중 하나가 마르크 블로크라는 역사가였다. 그의 대표적 저서인 <프랑스 농촌사>와 <봉건사회>는 각기 그 주제를 다룬 분야에서 정전으로 꼽히고 있다. 그의 저서 중에는 <역사가를 위한 변명>이라는 것도 있는데, 그것은 동료 역사가의 귀여운 딸이 “아빠, 역사학은 어디에 쓰이는 건가요?”라고 물은 질문에 답하여 쓴 책이다. 당시 명확한 대답을 찾을 수 없었던 그는 오랜 세월에 걸쳐 그 답을 찾으며 책을 쓴 것이었다. 그는 “학자와 학생들에게 똑같은 어조로 말할 수 있는 작가라는 말보다 더 높은 찬사는 없다”고 머리말에 적었다. 그렇게 따뜻한 인간이었다, 그는.
1차 대전 당시 서부전선의 참호에서 싸웠던 그는 2차 대전에도 가장 나이가 많은 장교로 자원입대하여 레지스탕스 활동을 벌였다. 2년에 걸쳐 독일군에 저항하던 그는 마침내 사로잡혀 고문받고 처형되었다. 그가 탈출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사람들은 환호했다. 그러나 그것이 단지 소문이었음이 밝혀지자 사람들은 다시 비탄에 빠졌다. 어떤 이는 “학문의 세계 전체가 큰 타격을 받았다”고 표현했다. 처형장에서도 총에 맞으면 아프냐고 묻는 어린이에게 따뜻한 말을 건넸다.
역사가는 이런 사람이다. 일본의 강제 점령을 미화하고 독재를 찬양하며, 그것을 교과서에 강압적으로 도입시키려는 뉴라이트의 주구들이여, 당신들은 역사를 논할 자격조차 없다.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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