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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7.27 19:15 수정 : 2012.07.27 19:15

[토요판] 한 장의 다큐

검푸른 바다를 가르며 남자는 팔을 저었다. 넘실대는 파도 사이로 팔이 솟구칠 때마다 하얀 포말이 일었다. 이대로라면 그는 곧 뭍에 닿으리라. 남자는 갑자기 먼바다로 몸을 돌렸다. 그는 쫓기고 있었다. 검은 모터보트를 타고 온 건장한 사내들이 바다로 뛰어들어 그를 포위했다. 바다 한가운데서 그는 붙들리고 얻어맞고 목 졸렸다. 신학박사 송강호. 2012년 3월의 찬 바다를 헤치며 그가 사력을 다해 닿으려던 뭍은 구럼비였다. 평화를 지키라는 신앙과 양심의 명령이 그를 구럼비로 이끌었다. 해군과 경찰에 숱하게 잡히고 폭행당했다. 결국 감옥에 갇혔다. 오늘로 119일째. 기자와 정치인이 입을 닫아버린 이 시간, 주민과 지킴이들은 제주 전역을 걷기로 했다. “구럼비 살려줍서! 송강호 풀어줍서!” 송강호가 팔을 젓는다. 강정마을이 눈물 젖는다. 노순택/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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