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현웅 경제부 정책금융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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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친절한 기자들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정부 청사 이전을 따라 팔자에 없는 세종시 생활을 하고 있는 노현웅입니다. 봄이네요. 외롭고 쓸쓸한 세종시에도 봄은 찾아오고야 마네요. 시간은 흐릅니다. 언 땅이 녹고, 겨우내 죽은줄 알았던 꽃도 다시 필겁니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세종시 파견 근무도 그렇게 언젠간 끝이 나겠죠? 잡설이 길었습니다. 올 봄엔 꽃만 다시 피는게 아닙니다. 오는 6일 ‘근로자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이 18년 만에 부활합니다. 다들 관심 많으시죠. 오늘은 재형저축에 대해 얘길해볼까 해요. 저는 연혁부터 알아야 현상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고 믿는 편이에요. 지루하셔도 좀만 참고 따라와 주세요. 재형저축은 1976년 처음 도입됐습니다. 정부는 저축률을 높이고 노동자·서민들의 가계 건전성을 지원하기 위해 이 금융 상품을 설계했습니다. 도입 당시 가입 대상은 월평균 소득 25만 이하의 봉급 생활자였다고 하네요. 재형저축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기본 금리가 연 10% 정도였고, 한국은행에서 저축 장려금으로 5~7%포인트의 가산 금리도 붙여줬습니다. 근로소득세 세액공제 혜택은 물론, 이자 소득 비과세 혜택까지 줬다니, 다른 재테크가 필요없었을 것 같습니다. 눈 딱 감고 5~6년 적금 넣으면 원금이 2배로 불어나니, 그땐 직장인들 통장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었을 겁니다. 재정 부담 때문에 1995년 폐지된 재형저축이 18년만에 부활한다니, 관심이 모일 법 합니다. 금융사들은 앞다퉈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시중은행에서는 안정성을 강조하는 확정금리 저축상품이 출시될 예정이고, 자산운용사들은 재형펀드 상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투자처에 따라 채권형· 해외주식형·혼합형 등 운용사마다 5~10개 상품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보험사들 역시 재형보험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고요. 혜택은 동일하기 때문에, 투자하시는 분들 입맛대로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분은 재형저축을, 고수익을 기대하시는 분은 펀드형에 가입하시면 되겠죠. 가장 궁금한 것은 금리겠죠? 먼저 시중은행은 4%대 초반 정도의 이율을 적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재형저축 부활이 결정된 직후에는 3%대 후반이 될 것 같다는 소문도 많았는데, 금융사끼리 마케팅 경쟁이 붙으면서 4% 이상 금리 적용은 무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8일 한국은행이 재형저축의 지급준비율을 0%로 결정한 것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소식입니다. 업계에서는 “케이디비(KDB)산업은행이 4.5% 정도 금리를 적용할 것 같다”는 소문도 있었는데, 이건 출시되는 상품을 봐야 알 것 같습니다. ‘간보기’ 차원에서 떠다니는 말이 아닐까 싶어서요.
재형저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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