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3.15 21:24
수정 : 2013.03.15 21:24
[토요판] 키워드 놀이
‘공공연하게 알몸을 지나치게 내놓거나 가려야 할 곳을 내놓아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 경우’에는 5만원을 준비하세요. 여고 앞 바바리맨도, 반모피, 여성해방, 반전운동 등 나체시위하는 ‘전문시위꾼’도, 목욕탕에 불나서 뛰쳐나온 아저씨·아줌마도, 일단 5만원을 준비하세요. 아, 옷이 찢어졌지만 새로 살 돈이 없어 그냥 입다 본의 아니게 속살을 드러낸 노숙인이신가요? 어쩔 수 없어요. 법이 그래요. 여러분 모두 ‘과다노출’ 범칙금 대상일 수 있어요.
11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새 정부의 첫 번째 국무회의에서 경범죄처벌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했어요. 개정안을 보면 업무방해, 출판물의 부당게재가 16만원, 광고물 무단 부착 중 광고물 훼손, 장난전화와 스토킹은 8만원, 무임승차와 무전취식, 지문불응, 과다노출이 5만원 등! 다양하게도 처벌해요. (컹) 돈만 내면 되도록 처벌을 완화했는데 왜 발끈하냐고요? 이런 ‘웃픈’ 이야기들 역사책에서 읽어본 것 같은데 유신 때…헛, 이런 말하다 잡혀가는 건 아닐까요? 슬슬 무서워지네요. ㅠㅠ.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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