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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6.06 19:42 수정 : 2014.06.06 22:12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권 지지자들을 결집시켰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토요판] 다음주의 질문

6·4 지방선거 다음날 개표 결과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지역은 경기와 인천 그리고 부산이었다. ‘50 대 49.’ 1%를 전후한 격차. 2012년 대선 때의 개표 결과 ‘51 대 48’이 다시 떠오른 이들이 많았나 보다. 벌써부터 이런 질문이 들어왔다. “그럼 다음번 대선은 어떻게 되는 거요?”

2012년 대선이 끝난 뒤, 야당을 지지했던 많은 이들이 우울증을 호소했다. ‘총집결해도 결국 안 된다’는 절망감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당은 역대 선거에서 통용되던 ‘필승의 조건’을 다 갖추고 있었다. 안철수-김한길 통합으로 새누리당에 맞서는 구도를 만들었다.(통합을 통한 외연 확대) 진보 후보의 퇴조와 사퇴로 양자 구도가 만들어졌다.(야권 단일화) 무엇보다 ‘아이엠에프(IMF) 사태’나 ‘대통령 탄핵’에 버금가는 세월호 참사라는 외적 충격이 있었다.(심판론) 내심 야권에서는 수도권과 영남까지 휩쓰는 ‘대승’을 기대한 것도 사실이다.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 새정치민주연합이 9곳, 새누리당이 8곳을 이겼다. 정치권에서는 ‘무승부’라는 해석을 내놓지만, 솔직히 새정치연합은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 상황이다. 필승의 조건이 갖춰진 선거였다. ‘총집결해도 결국 이길 수 없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함을 다시 느껴야 할지도 모른다.

봐야 할 데이터가 하나 있다. 경기와 부산의 ‘무효표’다. 4만3000표 차이로 승부가 갈린 경기에서는 15만표 가까이 무효표가 났다. 2만표 남짓에 당락이 바뀐 부산에서는 5만4000표가 무효표였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무효표의 상당수가 부산과 경기에 출마했다 사퇴한 통합진보당 후보를 찍은 표라고 설명한다.

부산과 경기에서 야권은 중도 보수 성향의 후보를 필승후보로 내세웠다. 무효표의 상당수는 진보당 후보를 찍은 표였다. 결국 야권이 ‘큰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중도 보수부터 진보까지 모두 아우르는 후보와 새로운 전략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데이터를 하나 더 보자. 6일치 <한겨레> 1면에도 나온 자료다. ‘엑셀’에 능한 정치부 김외현 기자가 광역단체장 17곳에서 ‘양자 대결’에 나선 후보들의 총득표수를 따져봤다. 그 결과 새누리당 후보들 전체 득표는 1072만1551표였다. 새정치연합 후보부터 오거돈 무소속 후보(중도 보수) 그리고 울산의 조승수 정의당 후보(진보)까지 야권 단일후보가 받은 표는 1125만9959표였다. 53만8408표, 4.78%의 차이로 야권 단일후보 쪽이 많았다. 모두 아우르면 역시 표는 많아진다.

지방선거 결과를 바라보는 여권도 내심 불안한 마음이 있을 것이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 이후 두 명의 유력 대선주자를 잃었기 때문이다.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와 안대희 전 총리 내정자다.

이태희 정치부 정치팀장 hermes@hani.co.kr
‘더하고, 변해야’ 하는 야권과는 달리 여권의 승리 법칙은 하나다. 제1대 대통령의 말이 예견한 대로 ‘뭉치면’ 산다. 지방선거 막판에 새누리당은 ‘박근혜를 지키자’는 메시지에 집중했다. 지지층은 결집했고, 수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제 새누리당도 새로운 고민을 접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처럼 ‘한 줄기 눈물’로 모든 지지층들을 결집시킬 힘을 가진 후보를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양쪽에 거론되는 후보군을 보자. 여권에서는 이번 선거에 당선된 남경필, 홍준표, 원희룡 지사와 김문수 전 지사, 김무성 의원이 손에 꼽힌다. 야권에서는 재선된 박원순 시장, 안희정 지사와 안철수 대표, 문재인 의원 그리고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대구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둔 김부겸 전 의원이 있다. 여권에, 야권에 그간의 ‘승리의 법칙’에 부합하는 후보가 있나. 아니면 법칙을 바꿔야 하나. 시간은 3년 남았다.

이태희 정치부 정치팀장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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