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특집
독자 7명의 생각
“지금까지의 토요판, 어떠셨나요?” 토요판 6개월! <한겨레>의 ‘열혈’ 독자 7명에게 물었습니다.
“휴~우!” 일단 안도의 한숨이 나왔습니다. 평일 신문이 “사회·문화적 진보지”(박소영)로 제 역할을 하면서도 “어렵고 복잡하고 사상적 색채가 강해서 (남에게) 쉽게 권하기 어려웠던”(김원섭) 측면이 있었다면 토요판은 “한결 친절해진 느낌”(김자경)으로 “부담 없이 읽을거리”(김종옥)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를 해주셨거든요. “일간지 부활의 서막을 엿봤다”(홍성수)고 넘치게 해주신 칭찬은 “초심을 계속 유지하라”(조원영)는 격려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아 참! 김원섭 독자님, 보내주신 꼼꼼한 지면계획안 다음 개편 때 열심히 참고하겠습니다! 꾸벅!!
정리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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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옥 49·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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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던 그 시절의 역사들
그동안 목요일에 나오는 ‘ESC’를 가장 재밌게 읽었지요. 요새는 토요판에서 새로운 읽을거리를 찾았습니다. 평일치 신문과는 차이가 크더군요. 부담 없이 읽을거리가 생긴 거죠. 토요판을 보면서 ‘한겨레가 요즘 독자들에게 어필하려고 애를 쓰는구나’ 싶더군요.
남이 집어갈세라 새벽에 (토요판을) 얼른 머리맡에 가져다 놓고, 늦잠 자고 일어난 뒤 이부자리에 그대로 앉아 느긋하게 1면부터 읽곤 하는데요, 어려서 몰랐던 그 시절의 얘기라 그런지 ‘한홍구의 유신과 오늘’이 재밌더군요. 이 많은 얘기들을 어찌 이렇게 생생하게 중계·해설을 해주시는지…. 같은 이유로 ‘김형태 변호사의 비망록’도 흥미롭고요. 아, 기자가 쉽고 재밌게 풀어주는 ‘친절한 기자’ 코너는 아들·딸에게 뭔가를 설명해 줄 때 ‘딱’이더군요. 사실 가장 열심히 읽는 코너는 ‘책과 생각’이에요. 볼만한 책을 찾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때에 따라선 굳이 책을 사서 읽지 않고 소개글만으로도 족하거든요. 제 개인적 취향이겠지만, 인물 중심 커버스토리는 좀 식상해요. 그리고 토요판 만드시는 분들은 동물 애호가가 무척 많으신 것 같더군요.
김종옥 49·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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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섭 35·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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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됐지만 상식 파괴까지는…
3년 전부터 한겨레를 정기구독하면서 다른 신문들도 돌려가며 함께 보고 있어요. 600원에 전세계를 구경할 수 있다니 얼마나 경제적인가요.
(발간된 토요판은) 군더더기 없는 큼직큼직한 기사와 넓어진 좌우 여백이 상당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소재나 디자인 모든 면에서 평일판은 물론 다른 신문과도 꽤 차별화된 느낌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상식을 깨는 정도는 아니어서 한편으론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사실이에요. 본문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좌우 여백을 넓혔지만, 여백이 생각보다 과도하게 늘어나서 자꾸 좌우 여백에만 눈이 가 오히려 본문 집중을 방해하는 듯하네요. 자간이나 줄 간격, 폰트 크기를 키워 본문 안의 여백을 주는 게 더 편안해 보이지 않을까요?
대학 교육을 받고, 매일 1시간씩 신문 보고 있지만 일간신문에서 특정 사건이 도대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진행됐는지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토요판에선 한 주간의 기사를 시간 흐름대로 알 수 있도록 정리하는 내용이나, 기사 밑바탕이 되는 기본적 상식 얘기 등을 섞어 좀더 대중적인 콘셉트로 바뀌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김원섭 35·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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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수 37·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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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일간지’도 권유할래요
누구나 종이신문의 위기를 말합니다. 인터넷과 팟캐스트가 종이신문의 의제 설정 기능을 대체한 지 이미 오래됐고요. 저만 해도 학생들에게 “아무리 바빠도 고전과 주간지는 꼭 대학생 때 읽어라” 주문하면서, 굳이 일간지까지 권하진 않았어요. 종이신문 정도의 콘텐츠야 트위터와 인터넷 포털 사이트만 들여다봐도 충분하지 않은가요?
하지만 한겨레 토요판을 보면서 독서 권유 정책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토요판에서 일간지의 부활, 그 서막을 엿볼 수 있었지요. 필자들의 구성에서 심사숙고한 흔적이 역력하더군요. 어떤 이야기든 유쾌하게 그러나 진지하게 풀어낼 수 있는 필자들을 엄선했고, 필자들도 그런 기획 의도에 기가 막히게 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감히 진단해 봅니다. 특히 ‘김두식의 고백’은 지금껏 보지 못했던 인터뷰였습니다. 맛깔스럽고,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하지요. ‘김형태 변호사의 비망록’과 ‘한홍구의 유신과 오늘’은 한편 한편이 대중용으로 쓰여진 작은 논문 같고요. 개고기·공혈견·동물원 문제 등을 다룬 ‘생명’면도 특별했습니다.
홍성수 37·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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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경 29·고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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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구성 좋고 이름은 더 좋아
토요판이라, 이름부터 좀 색다르게 느껴지더군요. 늘어난 여백과 선명한 빨간 라인이 산뜻한 느낌이었습니다. 가장 재미났던 점은 지면마다 붙어 있는 이름들이었어요. 꼭 있어야 할 것들이 제자리를 잘 찾고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기존의) 주말판은 대개 뻔한 섹션별 구성, 기사와 광고가 잘 구분되지 않는 생활·여가 중심의 기사들로 구성돼 있어 큰 기대를 갖고 있지 않았는데, 한겨레 토요판은 지면 구성을 튼튼히 한 점이 장점인 것 같네요. 아, 무엇보다 한결 친절해진 느낌이 좋습니다. 배경과 과정을 잘 풀어주고 쉬운 말들로 설명해줘서 읽기가 한결 수월하죠. 숫자에 약한 저는 통계 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GIS 뉴스’를 매우 좋아합니다. 지도라는 콘셉트로 다양한 주제를 표현하는 시도가 참 새로웠습니다.
김자경 29·고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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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28·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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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기사 적어 아쉽지만…
토요판 1호부터 다 모아뒀어요. 기자가 꿈인데 토요판은 두고두고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죠. 1면에 실린 사진이 눈에 확 들어와서 시원시원한 느낌이었어요. 사실 평일판 보면서 내용에 비해 디자인이 뒤처진다고 생각했는데 토요판은 세련된 느낌이랄까. 기존 스트레이트 기사보다 다양한 소재, 심층적인 기사를 볼 수 있는 점도 좋았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는 단연 제돌이요! 대신 제가 축구를 정말 좋아하는데 축구나 소외된 스포츠, 게임 같은 스포츠 기사가 적어 아쉽고요. 새로운 문화 경향을 소개하는 기사도 보고 싶어요. <중앙일보>나 <한국일보>도 나쁘지 않은데, 한겨레 토요판이 내용이나 디자인 모두 ‘갑’인 것 같네요. 다른 신문이 한겨레를 따라가는 느낌이랄까. 하하. 저 지금 한겨레 기자랑 통화해서 하는 말 정말 아니에요.
임종헌 28·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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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영 29·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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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런 것도 기사가 되네요
회사 홍보팀의 동료가 월요일마다 토요판 얘기를 하더군요. 재미있던 기사를 공유해줘서 관심을 갖게 됐죠. 지면 레이아웃 자체도 시원시원하고, ‘이런 기사가 다 나오네’ 할 정도로 내용도 다채롭더군요. 특히 ‘김두식의 고백’은 매회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혜신·이명수 부부 편이 오래 기억에 남더군요.
(평일에 읽는 한겨레는) 좌우로 나누자면 왼편이되 몸은 꽤 무겁달까, 지향은 진보지만 말투는 좀 보수적인 인상이었는데 토요판은 평일치보다는 좀더 여유가 있어 뵈네요. 상대적으로 가볍게 볼 수도 있겠지만, 이슈를 더 깊이 있게 다뤄주는 것 같습니다. 파격적이고 신선한 시도를 하고 있는 토요판, 앞으로도 초심을 계속 유지하길 바라요.
조원영 29·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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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25·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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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치 뉴스를 ‘오늘’에 몽땅!
와, 역시 과감하다! 모든 신문에 나올 소식들은 ‘오늘’이란 지면에 싸잡아 넣는 대담함에 놀랐습니다. 평일치 신문과는 달리 정치·경제·사회 등 틀에 박힌 카테고리에 연연하지 않고, 각 특성에 맞게 기사가 기획·구성돼 있어 이해하기 좋았습니다. 토요일 ‘아점’을 먹고 소파에 앉았다 누웠다 하며 첫장부터 순서대로 읽다 보면 두시간이 훌쩍 지날 때도 있더군요. ‘김형태 변호사의 비망록’은 읽고 있으면 죽어 있던 뇌세포가 깨어나는 기분입니다. ‘생명’과 ‘가족’면도 독보적이죠. 동물의 권리에 이토록 지면을 할애하는 신문은 보지 못했습니다. ‘가족’면의 경우 가족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공감하고 치유받는 공간이지요. 잘 차려진 주간지를 읽는 느낌입니다. 다만 토요판이 국내 문제만 (주로) 다루는 점은 좀 아쉽네요.
박소영 25·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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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의 <한겨레> 토요판 커버스토리들. 주로 뉴스 중심에 선 인물 이야기를 와이드하게 보여주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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