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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9.27 20:10 수정 : 2012.11.20 16:02

대학농구 스나이퍼 김경수

[별별 스타] 대학농구 스나이퍼 김경수

오라는 대학 없고 집안도 기울어
경비원·배달원 닥치는대로 일해
감독 눈에 띄어 이듬해 상명대로

악착같은 수비로 팀 정상권 올려
“프로 입단땐 더 성실하게 뛸 것”

앳되고 귀여운 얼굴. 하지만 스물셋 짧은 인생엔 곡절이 많다.

상명대 농구부 주장 김경수(4학년·사진)는 고교 시절 모교 홍대부고를 고교 정상권으로 이끌었다. 그는 2007년, 고3 때 우승 한번과 준우승 두번을 차지했다. 하지만 오라는 대학이 없었다. 키가 작다는 이유였다. 당시 그의 키는 181㎝. 지금은 그래도 184㎝까지 자랐다.

불행은 겹쳤다. 아버지의 사업이 실패했다. 집안 곳곳에 빨간색 차압 딱지가 붙었다. 네 식구는 친척 집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돈을 벌어야 했다. 병원 경비원, 어린이농구교실 코치, 음식점 배달원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뒤늦게 몇몇 대학에서 ‘러브콜’이 있었다. 체육특기자 장학생이 아니라 등록금을 내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기울어진 집안 형편으로는 어림없었다.

그때 그를 눈여겨본 당시 경북과학대 한상호 감독이 그를 불렀다. 한 감독은 이듬해 상명대 창단 감독으로 옮겼고, 김경수를 데려갔다. 그는 “남들보다 1년 늦었지만 대학에서 다시 농구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기뻤다”고 했다.

대학 무대에서 그는 물 만난 고기였다. 12개 팀 중 최하위권 전력이면서도 고려대와 명지대 등 강팀들을 곧잘 울렸다. 막판 잇단 3점슛으로 극적인 승리를 따내기도 했고, 전문 포인트가드가 아닌데도 도움주기 10개를 올린 적도 있다. 지난 5월엔 상명대 선수로는 처음으로 대학농구 올스타에 선정됐다. 그를 스카우트한 한상호 전 상명대 감독은 “3점슛과 패스워크, 스피드 등 가드로서 3박자를 모두 갖춘 선수”라며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데다 자신보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그의 주무기는 찰거머리 수비. 가만 들여다보니 얼굴 여기저기가 상처투성이다.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 때문에 머리와 양쪽 눈가 등 세 군데나 꿰맸다. 상대 주공격수를 꽁꽁 묶다 보니 ‘스나이퍼’(저격수)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지난 8월 종별선수권대회에선 팀을 3위에 올려놓았고 자신은 미기상을 탔다.

김경수는 10월8일 2012~2013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 나선다. 주변에선 상명대 출신 최초의 프로농구 선수 임상욱(29·모비스)에 이어 두번째 프로 선수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많이 설렌다. 허벅지 부상으로 이번 시즌 3점슛 왕을 놓친 게 아쉽다”며 “프로팀에 입단하면 늘 성실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사진 상명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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