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2019년과 2050년 여름 기온 예보 화면 비교 사진. ‘인디펜던트’에서 재인용
지난 6월 이후 이어지고 있는 유럽의 올해 폭염은 2050년에나 올 것으로 예측했던 몇년 전의 가상예보 내용과 흡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프랑스의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는 2050년 여름 날씨에 대한 가상 기상예보를 방송했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자는 취지에서였다. 당시 가상 예보에서 기상 캐스터는 2050년 8월18일의 날씨를 전하면서 프랑스의 여름 기온이 최고 42도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올 여름의 폭염은 이 기상 캐스터가 예보한 미래가 30년이나 앞서 실현됐음을 보여준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당시의 2050년 예보와 올 여름 예보를 비교하는 방송 화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널리 공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비교 화면은 프랑스 주간지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L'Obs)의 유튜브 채널에 맨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비교 화면을 보면 2050년 8월 가상날씨와 현재 날씨가 놀라우리만치 비슷하다. 2019년 기온 사진은 지난 6월 하순 프랑스 남부 빌르비에이유의 기온이 45.1도로 사상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했을 무렵의 사진이다. 45도는 1만5000명의 초과사망자를 낸 2003년 폭염 때의 44.1도를 넘어선 기온이다.
7월도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 7월25일 파리는 섭씨 42.6도를 기록했다. 파리는 1947년 이래 40도 이상을 기록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아침 기온은 더욱 상황이 심각하다. 2014년 가상 예보에서 파리는 아침 기온이 26도였다. 그런데 파리의 7월25일 아침 기온은 오전 10시 기준 34도나 됐다. 2050년의 아침 기온 예상보다 무려 8도나 높았다.
유럽의 다른 나라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은 39.3도로 1944년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벨기에도 40.7도로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는 최근 1500년 이래 유럽에서 가장 더웠던 여름 상위 5개 연도가 모두 2002년 이후였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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