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1591년 3월, 일본에서 돌아온 통신사 황윤길은 부산에서 ‘왜적이 반드시 침범해 올 것’이라고 장계를 올렸다. 그러나 함께 갔던 김성일은 “그런 낌새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황윤길이 민심을 동요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왕의 물음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눈은 쥐와 같으니 족히 두려워할 위인이 못 된다”고 답했다. 조정은 일본이 침략하지 않을 것이라고 홀로 주장한 그의 말을 따랐다. 그가 일본에 머물 때 정사 황윤길과 서장관 허성에게 보낸 편지들엔, 대국(조선)의 사신을 대하는 일본의 무례한 의전을 문제삼으며 자신과 다른 행보를 하는 두 사람을 비판한 내용이 많다. ‘사대자소’의 관념에 몰두한 것 아닌지, 두 사람의 태도에 기분이 상해 삐딱선을 탄 것은 아닌지, 만나면 물어보고 싶다. 최근 미국의 잇따른 통상 규제 조처를 두고 “왜 우리한테만”이라는 말을 들을 때, 나는 김성일의 오판이 생각난다. 우리한테‘만’?
칼럼 |
[아침햇발] 트럼프가 왜 저러는 것일까? / 정남구 |
논설위원 1591년 3월, 일본에서 돌아온 통신사 황윤길은 부산에서 ‘왜적이 반드시 침범해 올 것’이라고 장계를 올렸다. 그러나 함께 갔던 김성일은 “그런 낌새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황윤길이 민심을 동요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왕의 물음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눈은 쥐와 같으니 족히 두려워할 위인이 못 된다”고 답했다. 조정은 일본이 침략하지 않을 것이라고 홀로 주장한 그의 말을 따랐다. 그가 일본에 머물 때 정사 황윤길과 서장관 허성에게 보낸 편지들엔, 대국(조선)의 사신을 대하는 일본의 무례한 의전을 문제삼으며 자신과 다른 행보를 하는 두 사람을 비판한 내용이 많다. ‘사대자소’의 관념에 몰두한 것 아닌지, 두 사람의 태도에 기분이 상해 삐딱선을 탄 것은 아닌지, 만나면 물어보고 싶다. 최근 미국의 잇따른 통상 규제 조처를 두고 “왜 우리한테만”이라는 말을 들을 때, 나는 김성일의 오판이 생각난다. 우리한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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