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만화 저작권 스토리 작가 몫은?

김일주 기자

현장에서

한국만화가협회장이며 국내 만화계의 대표작가인 이현세씨와, 그에게 딸려 스토리를 만들어주는 작업을 했던 무명의 스토리작가 사이에 몫 다툼이 불거졌다. 1992~93년 ‘이현세’ 이름으로 한 잡지에 연재한 성인만화 <뽕짝>에 스토리작가로 참여했던 방경수씨는 최근 이씨에게 자신의 추가 몫을 요구하는 고소장을 냈다.

전말은 이렇다. <뽕짝> 최초 연재 당시 작품은 으레 ‘이현세’ 것으로 여겨졌다. 방씨는 당시 풍토에서 아무래도 보조적 성격이 강했다. 구두 계약에 따라 방씨는 당시에 일정 액수의 몫을 받았다. 스토리작가는 이로써 일체의 권리를 포기하는 ‘매절’ 개념으로 이씨는 이해했다.

그런데 10여년이 흘러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이씨가 <뽕짝>을 포함해 자신의 작품 1600여권의 게재권을 1억원 가량 받고 인터넷 사이트에 재판매하면서부터다. 방씨가 새로 발생한 2차, 3차 판매 기회에 대한 몫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스토리작가들이 가세했다. 만화스토리작가협회는 지난 14일 총회를 열어 △만화가 재간될 경우 글작가는 수익의 20~30% 요구 △인터넷 사용권의 글작가 권리는 수익의 30% 요구 △영화·소설·드라마 등 2차 저작권 권리는 글작가와 그림작가의 합의로 결정 등의 제도화를 공식 요구했다.

사태의 성격은 첫째로, 유명 만화가에 눌렸던 스토리작가들도 목소리를 내게 된 점이다. 둘째로는 과거와 달리 만화 콘텐츠가 인터넷·영화 등으로 재판매될 기회가 생겼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박성식 문화콘텐츠 기획자는 “(문화산업) 환경이 달라지면서 그동안의 관행을 다시 정리해야 하는 시대적 요구가 생긴 것”이라며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규칙을 토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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