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7.03.20 19:16 수정 : 2007.03.20 22:23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정치부 기자 여론조사에선 늘 ‘대통령감 1위’다. 기자들을 살갑게 대하는 건 아니다. 잘 만나주지도 않고, 엉뚱한 질문하면 교수가 학생한테 하듯 호통도 친다.

그럼에도 많은 기자들이 호감을 보였던 건 약자를 응원하는 한국적 정서 외에도 개혁성에 대한 기대감, 민주화운동에 청춘을 바쳤던 인간적 면모 등을 믿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1970년대 도망다닐 때, 공중전화를 부여잡고 아내에게 “꿈길 밖에 길이 없어~”라는 황진이의 ‘님’을 불러주며 울었고, 어머니 임종도 못 지키다 장례식날 어머니를 묻고서 경찰에 연행됐던 ‘젊은날의 드라마’가 그에겐 있다.

그가 한나라당에서 기를 못 펴도 현장의 기자들은 탈당을 예측하지 못했다. 탈당않는 게 ‘손학규답다’고 생각했다. 그런 기자들은 지금 혼란스럽다. 그는 탈당 이유로 “당을 바꾸려 노력했으나 실패했다”고 말했다. 1993년 민자당 입당 이후, 그가 당을 바꾸려 어떤 노력을 했는지 생각해 봤다. 최근 한나라당 비판 목소리를 높인 것 외엔 생각이 잘 나질 않는다. 그는 “군정 잔당, 개발독재 잔재들이 (한나라당의) 주인 행세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한달 전까지 “내가 한나라당 주인”이라고 말했다. “평소에 안 하시던 말씀을 하시니 이해가 잘 안된다”는 박근혜 전 대표의 얘기가 훨씬 솔직하고 공감이 간다.

지난해 민심대장정을 떠날 때도 손 전 지사는 이런 말을 들었다. “지지율이 안 오르니 ‘쌩쑈’를 한다”고. 시간이 흐르면서 “쑈라도 좋다”며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씩 움직였다. 이번에도 그럴 수 있을까? 권태호 기자 ho@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현장에서]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