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4.08 19:27
수정 : 2007.04.08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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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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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가 9일 ‘박근혜 캠프 합류’를 선언한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의 고문 역을 맡기로 했다. 박 전 대표 쪽은 “앞으로 더 많은 원로·중진들이 합류할 것”이라며 고무된 표정이다.
반면, 박 전 대표의 당내 대선 후보 경쟁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 쪽은 내심 긴장하는 눈치다. 지난 3일 박 전 대표가 서 전 대표로부터 캠프 합류를 약속받았다고 알려지자, 이 전 시장 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이 서 전 대표를 급히 찾아가 만류하기도 했다.
서청원 전 대표의 박근혜 캠프 참여는 양쪽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당내 경선을 앞둔 대선 주자로서는, 5선 국회의원으로 옛 민주계 핵심인 서 전 대표의 당내 영향력을 무시하기 어렵다. 서 전 대표로서는, 캠프 합류가 2004년 1월 불법 대선자금 사건으로 구속된 뒤 3년여 만의 정계복귀 선언이다. 그는 지난해 8·15 특사로 복권된 뒤 정치 재개를 준비해왔다.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가 영입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최병렬 전 대표와 김덕룡 의원의 경우도 비슷하다. 최 전 대표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의 ‘주역’으로 각인돼 있고, 김 의원은 지난해 5·31 지방선거 때 부인의 공천헌금 비리 사건으로 입지가 좁아져 있다.
이를 보는 당내 시각은 곱지만은 않다. ‘당이 중심되는 모임’의 권영세 의원은 “원로들마저 경선 싸움에 뒤섞여 줄세우기 대상이 됐다”고 비판했다. 영남 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당내 경선만 생각해 ‘올드보이’들을 부활시키는 게 국민들 눈에 어떻게 비칠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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