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요즘처럼 경기침체로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진 상황에서는 기업의 일자리 창출 책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장하고 있거나 형편이 나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 대통령이나 경제부처 수장의 말 같지만, 사실은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이 한 말이다. 방 의장은 지난 18일 기업 공개 방침과 아울러 올해 신작 계획 등을 발표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신규 인력 채용 확대를 강조했다. 비가 쏟아질 때 큰 나무들이 빗물을 머금어 홍수를 예방해주듯이, 큰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방 의장은 “기업들이 기존 인력을 내보내고 신규 채용을 줄이면서 인재들이 널려 있다. 미래 지향적인 경영을 하는 기업이라면 지금이 인재를 확보할 기회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입 직원이 능력을 발휘하려면 일정 기간의 수습 과정이 필요하다. 2~3년 뒤를 내다보고 있다면 지금 인재를 넉넉히 확보해야 한다. 넷마블도 올해 인력을 500명 이상 늘릴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넷마블은 2011년부터 공채 인력을 꾸준히 늘려왔다. 적자를 낼 때도 인력 감축을 하지 않고 오히려 채용을 늘렸다. 그 결과 지금은 임직원이 개발자 2천여명을 비롯해 3천여명에 이른다. 대부분 정규직이다. 게임 사업은 사람이 우선이며, 신입사원 채용을 늘려야 기업의 감각을 살려서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유지하고 게임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바꿀 수 있다는 게 방 의장의 경영방침이다. 넷마블 매출은 연평균 68%씩 성장한 끝에 지난해 1조729억원으로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국내 게임업계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12월에는 방 의장이 일자리 창출 유공자로 선정돼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이는 경기 침체를 이유로 툭하면 고용 규모를 줄이는 대기업들의 행태와 대비된다.
김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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