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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5.25 19:43 수정 : 2016.05.25 19:43

현장에서

“어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숫자 발표하는 것을 보고 국내총생산(GDP) 0.1~0.2%포인트의 차이가 과연 어떤 의미를, 정말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인지) 생각을 해보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국내 연구기관장과 학계 인사들을 초청해 의견을 나누는 ‘경제동향 간담회’를 시작하면서 최근 기관들의 경제전망 수정과 지디피 통계의 신뢰성을 화두로 꺼냈다. 마침 전날엔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이 성장률 전망을 3.0%에서 2.6%로 대폭 하향 조정했던 터다. 이 연구원은 지난 연말에 이미 성장률이 2%대로 주저앉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번 수정 전망에서도 ‘구조조정 충격’ 변수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해, 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시장과 언론이 이런 전망 조정에 큰 관심을 보이는 현실을 짚으면서 “서비스업 비중이 높아지고 디지털 경제가 확대되면서 지디피 신뢰성이 점차 낮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지디피의 한계점을 짚은 외국 언론 보도를 거론하면서 “유튜브를 통해 무료로 강좌를 들으면 효용성은 더 높아질 수 있는데 지디피 통계는 감소한다. 우버라든가 에어비앤비의 경우를 보면 (중략) 거래의 특성상 지디피에는 안 잡힌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디피 신뢰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데,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더 하지 않겠나”라며 지디피 통계 책임 기관으로서 한계를 보완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맞는 얘기다. ‘지디피 성장률’이란 도구는 국민의 행복 증진이나 환경훼손 문제 등 성장의 질적 측면을 가늠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 공유경제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한은 총재의 이런 ‘지디피 한계론’과 신뢰성 걱정은 어쩐지 한가하게 들린다. 지디피 통계를 공식 생산하는 한은은 대규모 관련 조직과 인력을 운용하고 있으면서도, 최근 경제전망이 연달아 크게 어긋나 신뢰성에 생채기를 입었다. 연초에 3.0%로 제시했던 성장률 전망을 4월 들어 2.8%로 끌어내렸고,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연초에 지나친 ‘장밋빛 경제전망’을 내놓고 있다는 의구심을 샀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 총재가 시사점으로 ‘콕’ 짚어낸 게 ‘지디피 통계의 근본적 한계 보완’이라는 점은 다소 생뚱맞을 지경이다. 한은을 비롯한 정부 쪽 기관들이 최근 경제전망에서 큰 오차를 내는 이유가 서비스업 성장과 기술혁신을 반영하지 못한 탓으로 비치지는 않기 때문이다.

정세라 기자
저성장 구조화와 구조조정의 충격이 근거리에 다가온 상황이다. 경제전망에서 0.1%포인트든 0.2%포인트든 경제주체들이 올바른 판단 근거를 목말라 하는 것은 괜한 호들갑이 아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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