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8.01.16 21:35 수정 : 2018.01.17 11:00

현장에서

“스포츠로 인류의 조화로운 발전과 평화롭고 인간 존엄을 지키는 사회를 만든다.”

올림픽 헌장의 근본 대원칙은 올림픽 운동의 핵심이 평화라는 것을 알려준다. 스포츠라는 가장 비정치적인 영역을 통해 분쟁과 갈등, 반목 등을 치유해 더 나은 세계를 만들자는 가장 정치적인 모토를 담고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 마감을 넘겨 출전권을 잃은 북한 피겨 페어조에게 와일드카드를 주기 위해 나서고, 쇼트트랙이나 알파인 스키, 크로스컨트리 등 다른 종목에서도 북한 선수를 참여시키려고 비상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단체종목인 아이스하키에서도 남북 단일팀 구성에 적극 나서는 것은 서양의 개인주의나 합리주의보다 남북 긴장 해소를 위한 노력이 올림픽 평화 정신에 부합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해외 언론의 반응은 남북 단일팀 논의에 대한 세계의 반가운 시선을 보여준다. 미국의 <시엔엔>(CNN)은 “2년 만의 남북 대화 물꼬를 튼 것이 스포츠라는 게 놀랍지 않다”고 했고, 프랑스의 <프랑스 앵포>는 “올림픽은 다른 외교적 과정보다 더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올림픽 주간 방송사 <엔비시>(NBC)의 짐 벨 올림픽본부장은 “올림픽이 지금처럼 긴요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뉴스를 최초로 보도한 올림픽 전문 매체 <인사이드 더 게임스>의 닉 버틀러 기자는 “남북 단일팀은 바흐 위원장과 국제아이스하키협회의 기획에서 나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초 남북한 당국이 정치적 목적으로 단일팀을 구성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단일팀 뉴스가 버틀러 기자를 통해 나오자, 다음날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인정한 바 있다.

아이오시는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은 평창올림픽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본 것 같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들이 평창에 올 수 없는 상황에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세계 미디어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을 것이다.

아이오시나 국제사회의 시각과 달리 한국에서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논의가 매우 협소하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가 “남한 선수들한테 큰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선수들이 피해를 본다거나 조직력이 약해진다는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경향도 많다.

선수들의 권리가 침해받아서는 안 되겠지만, 양보하는 것도 냉철하게 따져볼 일이다. 보수정권 9년여간 북한에 대한 피로감이 있지만, 미워해서는 화해할 수도 없고 평화로울 수도 없다. 올림픽 정신의 큰 틀에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바라보면 어떨까.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현장에서]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