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들의 ‘슈퍼 갑질’, 그 후 어떻게 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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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AS]

‘토종피자 미스터피자 신화’의 주인공 정우현(68) 엠피케이(MPK)그룹 회장. 최근 잊을 만 하면 반복되는 ‘회장님 갑질’ 논란의 주인공이 됐습니다.(관련기사:미스터피자 회장 ‘경비원 폭행장면’ CCTV에 잡혀)

정 회장은 자신이 소유한 식당에서 경비원 뺨을 때리고 폭언을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7일까지 정 회장의 출석을 요구한 상태입니다. 정 회장이 미스터피자 누리집에 사과문을 올렸지만, 정작 혐의에 대해서는 ‘회장이 팔을 휘두르다가 경비원 뺨 쪽에 맞은 것이지 고의로 때린 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비원 목과 턱 사이를 두 차례 정도 때리는 장면이 식당 내부에 있는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녹화돼 있는데도 말입니다.

직원들을 상대로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아 인격 모독적인 폭언을 퍼붓고, 급기야 주먹까지 휘둘러 입길에 오르는 기업 오너들. 최근 한두 번이 아니었죠? 그때 그 ‘갑질’ 논란들 어떻게 매듭지어졌을까요? 뉴스AS에서 애프터 서비스합니다.

운전기사 폭행 등으로 물의를 빚은 김만식 몽고식품 명예회장이 지난해 12월 28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 몽고식품 창원공장 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 ‘운전기사 상습 폭행’ 몽고간장 김 회장님

2015년 말 ‘몽고간장 김 회장 사건’ 기억하시나요? 경남 창원에 위치한 몽고식품㈜ 김만식(77) 전 명예회장이 ‘슈퍼 갑질’의 주인공이지요. 운전기사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하고 구타를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장남인 김현승(49) 대표이사와 함께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몽고식품은 일본인 야마다 노부스케가 1905년 설립한 회사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고 김홍구 창업주가 이 회사를 인수했고, 1971년 그의 아들인 김만식 전 회장이 31살에 회사를 맡게 됩니다.

사건에 대한 관심이 수그러든 지난 2월25일, 경남 마산중부경찰서는 김 전 회장에 대해 상습폭행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창원지검 마산지청에 사건을 송치합니다.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운전기사를 다섯 차례 이상 폭행하는 등 ‘상습성’이 인정된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앞서 2월18일 고용노동부 창원고용노동지청도 나선 적이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폭행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창원지검 마산지청에 넘긴 겁니다. 근로기준법 제8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사고의 발생이나 그 밖의 어떠한 이유로도 노동자에게 폭행을 하지 못하도록 돼 있습니다. 여기서 사용자란 사업주뿐만 아니라 사업 경영 담당자, 근로자에 대한 사항과 관련해 사업주를 위해 활동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이 사용자가 아니라 회사의 고문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김 전 회장이 회사로부터 월급과 정기적인 특별상여금을 받았으며 법인차량을 이용한 점을 봤을 때 ‘사용자’라고 판단합니다.

결과적으로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각각 다른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기소해달라고 의견을 낸 겁니다. 두 사건을 넘겨받은 창원지검 마산지청은 6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김 전 회장에 대해 수사는 진행중”이라며 “두 혐의에 대해 각각 판단이 필요한데,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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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25일 정기주주총회장에서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2. “사이드 미러 접고 달리라”던 대림산업 이 부회장님

몽고간장 회장님의 ‘슈퍼 갑질’이 잊히기도 전에, 서울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터집니다. 지난 3월 대림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림산업 이해욱(48) 부회장이 운전기사들에게 ‘사이드미러’를 접고 주행하라고 강요하고, 입에 담기 어려운 인격 비하 발언을 서슴없이 했다는 폭로가 나온 겁니다. 이 부회장은 3월25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대림산업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장에 나타나 “저로 인해서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 용서를 구한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피해 당사자인 운전기사에겐 사과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사과의 트렌드는 피해 당사자보다 소비자나 주주들에게 하는 건가 봅니다.

여하튼 그는 여전히 명실상부한 대림그룹의 차기 총수입니다. 지난해 4월 대림그룹 지주사이자 사실상 오너 일가 기업인 대림코퍼레이션은 이 부회장이 지분 89.69％를 갖고 있는 정보기술(IT) 업체 대림아이앤에스와 합병을 합니다. 당시 합병으로 이 부회장은 대림코퍼레이션 최대주주(지분 32.1％→ 52.3％)로 등극합니다. 대림아이앤에스는 그룹 내 ‘물량 몰아주기’로 성장한 회사입니다. 이러한 대림아이앤에스의 실적을 바탕으로 이 부회장은 두둑한 배당금도 챙기고, 경영권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대림코퍼레이션 사업보고서를 보면, 2015년 결산배당으로 약 184억원을 현금배당합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38억여원의 2.5배에 달하는 96억원의 배당을 챙겼습니다. 당기순이익 대비 현금배당금 비율인 배당성향은 480%에 달한 셈이지요. 반면, 대림산업 배당성향은 5.6%에 불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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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운전기사 폭언 사과

2014년 12월30일 밤 구속영장이 발부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되기 위해 서울 공덕동 서울서부지검을 나서고 있다. 김정효 기자 [e-mail]

3. 비행기를 돌렸던 대한항공 조 부사장님

‘갑질’이라면 이분을 빼놓을 수 없지요. ‘땅콩 회항’ 조현아(42) 전 대한항공 부사장. 이 사건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2월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재판장 오성우)는 항공기를 강제 회항시킨 혐의(항공보안법의 항로변경), 그리고 기내 안전업무를 담당하는 사무장 등을 폭행(항공보안법의 안전운항저해폭행)하고 사무장을 강제로 비행기에서 내리게 한 행위(업무방해 및 강요)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조 전 부사장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그로부터 석달 뒤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김상환)는 ‘항로 변경’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요. 조 전 부사장은 구속된 지 143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됩니다. 많은 분이 이 집행유예 판결에 분노했었는데요.

그런데 사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조 전 부사장 본인은 항소심 판결에 수긍해 상고를 하지 않았지만, 검찰은 항로변경죄에 대한 재판부 판단에 불복해 상고를 한 겁니다. 지난해 6월 이 사건은 대법원 2부에 배당됐습니다. 대법원은 ‘땅콩 회항’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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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