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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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전교조 전 수석부위원장 박미자 교사
전교조 상근 마친 후 현장에 전념
2년새 교육현장 서적 두권 펴내 ‘전교조 정치투쟁’ 편견 깨고 싶어
‘초등 혁신 성공’ 중학교에 이어져야
‘정신적 폭풍기’ 돕는 게 교육핵심 이처럼 짧은 시간에 두 권의 책을 펴낸 비결이 없을 리 없다. “하루 일과가 끝나면 아이들의 모습을 한 시간 정도 정리하고 퇴근을 한다”는 얘기 속에 단서가 숨어있었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담아 날마다 꼼꼼하게 정리해놓은 기록이 쌓여 책이 된 것이다. 1985년 교단에 처음 올라 30년 가까이 중학생 청소년들과 함께 해온 그는 지금도 아이들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단다. ‘중2병’이라는 말이 생길만큼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보내는 아이들이라 어느 때보다 울퉁불퉁한데도 그렇단다. 운동과 감각의 발달을 담당하는 뇌의 두정엽은 완성단계이지만, 충동억제와 이성적 판단을 관장하는 전두엽은 아직 발달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잘 치받는다.” 그러니 “중학생들과 잘 지내면 민주시민이라고 평가받을 만하다.” 그는 아이들의 그런 모습을 이해하고 받아주면서 아이들이 ‘정신적 폭풍 성장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등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그는 통일위원장(2005~06년)과 수석부위원장 등 전교조 상근 보직을 맡아 잠시 떠났다 돌아온 학교에서 안타까움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 그토록 ‘참교육’을 외쳐왔지만 정작 현장의 변화는 너무 더디기 때문이다. 처벌 위주의 교육방식과 사교육비 부담의 현실은 여전하다. <중학생, 아빠가…>에는 사회가 청소년들을 더 넉넉하게 이해해줘서 학교 교육이 더 빨리 변하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이 담겨 있다. 지난해 펴낸 <중학생, 기적을…>이 중학생에 대한 일반적인 특성과 교육방법 등을 담았다면, 이번에는 아버지가 담당해야 할 몫에 특히 초점을 맞추었다. “학부모 상담을 해보면 엄마들은 교육에 관심은 많지만 방향을 찾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데 그때 아빠와 대화를 해보면 답이 보이곤 했습니다.” 그만큼 아빠의 태도가 자녀의 학교 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는 말이다. 한 예로 그는 똑같은 포옹도 아이들은 다르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엄마가 안아주면 고마움을 느끼지만, 아빠에게는 ‘인정받는다’는 자부심을 느끼는 식이다. 엄마에게서는 자신에 대한 사랑을 강하게 느끼는 반면, 아빠한테서는 ‘사회적 감정’을 배우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심 영역이 개인에서 친구로, 가정에서 사회로 급격하게 확대되는 중학생들에게 아빠의 애정 표현은 사회성 발달에 큰 도움을 준다. 박 교사는 지난 6·24 지방선거에서 대거 당선된 진보 교육감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혁신학교 정책과 관련해서도 “중학교 교육의 혁신 여부에 혁신학교 정책 시즌2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애초 혁신학교의 출발점은 남한산초교, 조현초교 등 초등교육 교사들의 체험중심 교육 실천이었다. 따라서 이들 사례를 중학교에도 옮겨와 제대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를 비롯한 여러 현안들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현 지도부의 방침에 따라 혜정부의 비교육적 조처에 대한 투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조합원이자 개별 활동가’로 돌아온 만큼, 자신의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교육 개혁 실천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 책을 펴내는 것도 그런 투쟁의 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다. “책을 펴낸 동기에는 중학교 교육 문제에 대해 대중들로부터 직접 검증을 받고 싶다는 생각도 컸습니다.” 그 검증 속에는 ‘전교조 교사들은 단지 정치투쟁 목소리만 낸다’는 일부의 편견을 깨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6만여 조합원들이 내는 투쟁의 목소리가 교사 한 사람 한 사람이 현장에서 느끼는 아이들에 대한 애정의 표출이란 사실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이는 또 그 자신의 국가보안법 싸움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는 수석부위원장 시절인 2012년 1월 자택을 압수수색당한 뒤 국가보안법으로 기소됐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안 바람’과 ‘색깔 공세’를 강화했다. 하지만 그는 “수많은 전교조 활동가 선생님들이 통합진보당 후원금 문제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며 기꺼이 당당하게 감당하겠다는 결의를 보였다. 글·사진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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