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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10.15 21:18 수정 : 2015.01.15 14:25

명상가 차드 맹 탄. 조현 종교전문기자

[짬]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 명상가 차드 멩 탄

구글에서 명상을 지도하는 명상가이자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라는 책의 저자인 차드 멩 탄(43)을 15일 서울 견지동 조계사에서 만났다. 조계종 포교원 초청으로 내한해 스님들과 명상지도자들, 기업인들을 상대로 강연에 나선 그는 불교적 명상을 직장인들의 창의력 증진에 적용하는 선구자다.

싱가포르 출신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에 컴퓨터 석사과정을 공부하러 갔다가 구글에 스카우트된 구글 초기 멤버다. 그는 출가자도 전문 수행자도 아니다. 그가 불자가 된 것도 성년이 된 21살 때였다. 구글에서 엔지니어로서 성공적인 경력을 쌓던 그는 32살이던 2003년 구글캠퍼스를 산책하던 중 떠오른 영감에 따라 새로운 삶을 모색하게 된다. 당시 그를 사로잡은 것은 “세상을 평화롭게 만들기 위해 살아보자”는 생각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비웃을 줄 알았던 동료와 친구들은 “멋지다”며 그에게 용기를 주었다. 그는 그때부터 불교적 명상을 통해 ‘직원들이 자비로운 방식으로 성공하도록 돕기’로 작정하고, 회사의 지원을 받아 세계적인 신경과학자들과 심리학자, 선승들과 함께 마음챙김 명상에 기반한 정서지능 강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구글 엔지니어 출신 명상가
오바마도 찾는 구글 최고 인기맨
“불교명상 창의력 키우는 데 제격
업무 능력이 100㎞로 좋아질 때
욕망은 1천㎞로 크면 행복하겠나”

그는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페이스북 시이오 마크 저커버그, 야후 창업자 제리 양, 알리바바 창업자 잭 마(마윈),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 등 구글을 방문하는 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 명망가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세상의 두뇌들의 집합소인 구글 안에서 그가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그가 이끄는 명상의 효과에 따른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는 구글에서 ‘아주 좋은 친구’란 특이한 직함으로 통할 만큼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차드 멩 탄은 불교명상을 아주 쉽게 접근하게 이끌기로 유명하다. 그가 말하는 불교명상은 ‘마음을 위한 운동’이다. 그가 지난 11~12일 경기도 양주 육지장사에서 템플스테이에 참여해 사찰음식을 먹고서는 “달마가 동쪽으로 온 뜻은 이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서”라고 한 유머에서도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그가 미국의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에서 온 만큼 한국의 젊은이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경쟁이 심한 한국에서 ‘열심히 하는 데’ 이골이 난 젊은이들에게 ‘네가 잘하는 일을 찾아 열정을 불태워라’는 말 말고, 멩 탄다운 ‘다른 조언’을 부탁한 것이다.

“그 무엇보다 자비심을 갖기 위해서 내면의 평화와 내면의 기쁨을 먼저 찾아라.”

기업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출가자인 달라이 라마나 틱낫한(틱녓하인)이 할 법한 말이다. 그러나 그만한 이유가 있다. 명상을 통해 자비심이 커지면 누구나 좋아하게 되고, 관계도 좋아져 업무 능률도 향상된다는 것이다.

이어 “명상으로 업무능력 향상이 시속 100킬로미터로 전진하는 동안 더 잘하고 더 승진하고 싶은 욕망은 1천킬로미터로 달려가기 마련인데 그게 행복의 길이 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에 대해서도 ‘내적 기쁨’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내적 기쁨이 없기에 오직 탐욕에 목숨을 걸게 되지, 내적 기쁨을 찾게 되면 그런 것에 목숨을 걸지 않는다는 것이다.

불교의 장점으로 △효율성 △과학적이고 개방적 △영적 심오함 등 세가지를 꼽은 그는 “불교명상이 서구화한 현대인들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서 건강을 챙기고, 창의력을 극대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선 불교라면 노인들이 죽을 때가 가까워서 믿는 종교 정도로 생각해 종교가 불교라고 하기가 부끄러운 느낌이었는데, 캘리포니아에선 ‘멋지다’고 해줘 놀라웠다. 서구인들이 그렇게 생각한 것은 독선적이지 않고 열려 있기 때문이다. 달라이 라마가 불교와 과학을 비교해 불교가 틀렸다면 불교를 버리는 게 맞다고 얘기하자 미국인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불교인이라면 놀랄 일이 아니다. 석가모니도 그랬으니까.”

그는 한국의 불교도 좀 더 과학적이 되고, 체계적이 되고, 진리를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불교명상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스스로 다가가야 한다고 했다.

“구글에선 탁월한 인재들이 너무 많아 그런 집단에선 스트레스를 훈장처럼 달고 있기에 스트레스를 해소시킨다고 말해봐야 명상하러 오지 않는다. 머리가 좋아진다면 모두 좋아하기에 명상을 하면 감성지능이 발달해 쉽게 성공하게 된다고 했더니 금세 모여들었다. 그렇게 명상을 해보고 효과를 본 다음엔 오지 말라고 해도 오게 된다.”

불교의 개방성과 과학성을 그 자신이 명상 지도에서도 십분 구현하는 셈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이상을 위한 그의 전진이었다. 그는 21살 때 한 미국인 비구니 스님의 강연에서 “마음먹기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는 한마디를 듣고, 수문의 문이 열려 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느낌을 받은 이후 ‘내 인생을 내가 창조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불교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리고 32살 때 ‘세상의 평화를 위해 살아보자’고 생각해 엔지니어에서 명상가로 방향을 튼 뒤 뒤를 돌아본 적이 없다고 한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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