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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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 국민건강보험공단 퇴임 앞둔 김종대 이사장
3년전 건보 이사장에 취임하자
노조 “조합주의자 반대” 거세게 반발 흡연소송·비만관리 등 추진해 호평
“보험료 기준 개선 못하면 민원대란”
떠나면서도 정부 적극 대책 촉구 2011년 11월 그가 이사장으로 취임할 때 건보공단 앞에서는 노조원들이 ‘조합주의자 김종대 이사장 취임 반대’를 외치고 있었다. 보건의료 시민단체들은 토론회까지 열어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 등 건보 체계를 크게 흔들 인물이 낙하산으로 내려왔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그는 3년의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박수를 받으며 떠난다. 조합주의자라는 별칭은 사라졌고, 건보를 더욱 굳건하게 만든 인물이라는 호평이 생겼다. 노조의 한 인사도 “처음엔 건보공단을 다시 지역과 직장 등으로 분리하려 시도할 것으로 우려했는데, 오히려 건보가 가야 할 길을 명확히 그려줬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건보공단은 국내 처음으로 기관 차원에서 흡연피해 소송에 나섰고 비만 관리 사업도 시작했다. 김 이사장은 “흡연과 비만은 국민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뿐만 아니라 막대한 의료비를 지출하게 만든다. 사후에 질병 치료비만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들의 건강을 보살피는 건강보험으로 거듭날 수 있다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시작된 흡연피해 소송은 정부나 흡연자단체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담배산업을 주관하는 기획재정부는 물론이고 보건복지부도 신중한 반응이었다. 흡연자단체는 흡연자들이 내는 건강증진기금을 받는 건보공단이 그 돈으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은 기만 행위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국민 건강 우선을 내세워 정부와 대립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 이사장은 “담배회사의 판촉 전략 탓에 흡연에 가장 취약한 여성과 청소년이 심각한 폐해를 겪고 있다. 국내외 연구는 물론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와 미국·캐나다 주정부의 흡연피해 소송 사례를 연구해 담배회사의 위법행위를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변론에서 건보공단은 담배회사들이 유해성을 감추기 위해 왜곡된 내용을 홍보하고 있는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7월 건보공단은 각종 암을 비롯해 심장·혈관 질환의 위험성을 크게 높여 한해 진료비만 2조7000억원에 이르는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비만관리대책위원회도 구성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이 꼭 이루고자 했던 두 가지 목표는 후임에게 넘기게 됐다.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현재 60% 초반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인 80%로 높이는 것과,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을 직장과 지역에 관계없이 똑같게 만드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복지부 시절부터 그에게는 숙명이었다. 특히 부과체계 개선은 공무원을 떠나게 만든 이유이기도 했고, 건보공단으로 돌아온 목표이기도 했다. “직장에 다니다가 퇴직하면 소득이 줄어드니 건보료도 적게 내는 것이 맞다. 하지만 지역 가입자가 되면 소득은 물론 집이나 자동차에도 보험료를 매기기 때문에 오히려 높아지는 사례가 많다. 건보료 부과에 대해서는 지금도 한해 5800만건의 민원이 쏟아지고 있는데, 베이비붐세대가 본격적으로 퇴직하기 시작하는 2~3년 뒤에는 민원 대란이 날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김 이사장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이른바 ‘세 모녀’처럼 소득이 거의 없는 지역 가입자도 한달에 5만원씩 보험료를 내지만, 자신은 퇴임 뒤 아내의 피부양자가 되면 한푼도 내지 않는다고 제도의 모순을 알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부가 지난해 7월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 기획단을 꾸리긴 했지만 어떤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은 때가 중요하다. 건강보험이 갈 길이라면, 비록 지금 실행하기 어려울지라도 정부는 개선안을 내놓고 국민과 논의를 해야 한다.” 벌써 넉달 전부터 후임자 선정을 서둘러줄 것을 자청해온 그는 “못다 한 일이 많지만 남은 이들이 잘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3년 동안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자신의 블로그에 실었던 건강보험의 역사와 나아갈 길을 담은 책인 <김종대의 국민건강보험 설(說)>도 최근 펴냈다.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영월에서 농사도 짓고, 아내의 일을 도와야 한다. 아내에게 쫓겨나지(?) 않으려면 청소라도 해야죠.(허허)”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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