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꽃예술학회 이영숙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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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 한국꽃예술학회 이영숙 회장
평생토록 꽃꽂이 즐기다 전문가로 쉰살때 논문 내고 학회 창립도 참여
20년 만인 지난 6월 학회장 맡아
영유아 인성교육용 꽃나무놀이 개발 “자연과 생활 속에서 살아 숨쉬는 꽃을 소재로 꽃놀이를 통해 영유아들의 인성을 키워주고 싶었어요. 혼탁한 사회를 정화시키는 데 꽃예술이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가 어른들의 한가로운 취미로 여겨져온 꽃꽂이를 활용해 영유아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고안한 이유다. ‘아이들에게 작은 꽃 화분이나마 키우는 경험을 통해 햇볕과 물의 소중함을 알게 하고, 아이들이 즐겨 부르는 동요의 가사를 꽃과 연관지어 바꿔 부르게 해 꽃과 친밀감을 갖게 한다. 화분이나 다양한 형태의 녹색 잎으로 실내 환경을 꾸며 자연의 숲에서 경험하는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언제 어디서나 느끼게 해준다.’ 그는 특히 꽃꽂이를 할 때도 식물이 느끼는 아픔을 되도록 줄이는 노력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자 한다고 했다. “꽃나무를 꽃병에 꽂기 위해 가위로 자를 때 물속에서 자릅니다. 그러면 꽃이 놀라지 않고 오래갑니다. 꽃잎을 손으로 직접 만지면 꽃이 아파하고 빨리 시들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조심히 다루도록 가르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생명에 대한 존중과 배려심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 회장은 “꽃은 자신을 낮추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속삭여주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가까이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웃는 얼굴을 하고, 친절한 마음을 품게 하고, 예절 바른 태도를 갖게 한다”고 덧붙였다. 또 “유아기는 평생을 좌우하는 창의성과 인성이 형성되는 시기이므로 자연친화적인 나무놀이를 자주 하면 타인을 배려하고 함께 생활하는 기초인성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그는 어릴 때부터 꽃을 가까이했다. 사업으로 자수성가한 아버지는 집 안에 넓은 정원을 가꾸며 8남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꽃과 나무를 통해 자연스럽게 느끼게 했다. 유럽 등 국외출장도 자주 했던 아버지는 원예사를 두고 프랑스 베르사유처럼 유럽 궁전의 정원을 그대로 본뜬 정원을 마당에 만들기도 했다. 그런 아버지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자란 그는 대학 졸업 뒤 곧바로 결혼을 하고 집안 살림에 전념하면서도 꽃꽂이 강의는 줄곧 다녔다. 대학 시절 교정 한쪽의 허름한 탁자에서 후배들을 위해 조촐하게 꽃꽂이 강의를 해줬던 이름 모를 선배의 정성도 한몫을 했다. 그렇게 취미로만 꽃을 즐기던 그는 95년 이화여대 평생교육원 꽃예술 최고지도자 전문교육과정을 거쳐 전문가의 길로 들어섰고, 97년에는 한국꽃예술학회의 창립 이사로 참여했다. 99년에는 한국꽃예술학회가 발간한 최초의 꽃예술집 발간에도 참여해 논문을 발표했다. 1500여명의 꽃꽂이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쓴 ‘꽃예술 작가의 덕목’이란 논문을 통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작가적 자질을 연구했다. ‘원불교 불단 꽃장식에 대한 조사 연구’ 논문을 통해서는 종교활동과 꽃꽂이의 연계를 연구했다. 학회의 정연순 명예회장이 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함께 연구한 끝에 꽃나무놀이 인성교육사 프로그램을 만든 이 회장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중독, 학교폭력 등을 줄이고, 여성과 실버세대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23일부터 한국방송통신대 프라임칼리지에서 꽃나무놀이 인성교육 지도자 양성을 위한 방송 강좌도 시작됐다. 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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