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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10.11 21:14 수정 : 2015.10.11 21:33

양원돈 씨

[짬] 나눔 로또 대표이사 양원돈 씨

“로또 한 장 주머니에 놓고 다니면 한 주가 행복합니다. 로또는 결코 사행성 높은 도박이 아닙니다. 서민에게 행복을 주는 또 하나의 희망입니다.”

양원돈(59·사진) 나눔로또 대표는 로또가 다른 사행성 높은 도박처럼 취급되는 것에 대해 조근조근 반박한다. 그는 카지노나 스포츠 토토 같은 사행성 도박과 로또가 다른 이유로 공평성을 꼽는다. “로또는 6개 숫자를 맞추는 확률입니다. 기술이나 경륜이 필요하지 않아요. 누구에게나 같은 기회를 줍니다. 로또 1등 당첨액은 평균 10억원대입니다. 현재 우리 사회 경제 규모에서 10억원은 결코 ‘대박’이 아닙니다.”

오는 19일부터 5일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26개 나라 150여명이 참가하는 아시아태평양복권협회 총회를 주관하는 양 대표는 “이제 한국의 로또는 태동기를 지나 성장기에 들어섰다”며 “곧 아시아로 한국형 로또를 수출하게 된다”고 말한다.

19일부터 아·태복권협회 서울총회
26개 나라 150여명 첫 한국 유치
“국산 복권시스템 미얀마 등 협상”

기술 필요없이 ‘6개 숫자 맞추는 확률’
카지노 같은 사행성 도박과 구별해야
“통일·다문화 등 복권수익금 집중 필요”

그는 로또를 ‘서민의 희망’이라고 했다. 정말 그럴까? 당첨 번호를 맞춰준다는 전문회사의 예측은 신뢰할 수 있을까? 수동으로 번호를 선택하는 것이 당첨 확률이 높을까? 1등 당첨될 확률이 높은 판매점은 있나?

로또에 대한 일반적인 궁금증에 대해 그는 시원하게 답을 해줬다. 지금까지 1등 당첨자의 번호 선택 방식을 분석해보니 자동과 수동의 비율이 평균 7대 3, 그러니 자동의 당첨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전문가의 예측은 믿을 수 없다. 돈 벌기 위해 사람들을 꼬시는 것이다”라고 잘라 말한다. 또 판매점도 판매량이 많으면 1등 당첨 확률도 높아지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는 “매주 6개 번호를 ‘1, 2, 3, 4, 5, 6’으로 선택하는 이가 몇명 있겠냐?”고 묻는다. “매주 9천여명이 이렇게 6개를 수동으로 선택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만약 이 6개 번호가 1등 번호가 된다면 당첨 수령액은? 역대 로또 당첨자는 1명부터 최대 30명이고, 1등 당첨금은 최고 407억에서 최소 4억 원이었다. 814만 명이 복권을 샀을 때 1명이 당첨되도록 설계된 로또는 실제 매주 6천만 장 정도가 팔리고, 확률상 7명의 당첨자가 나온다. 결국 9천여명이 선택하는 1부터 6까지 선택하면 예상 당첨금은 140만원에 불과하다. 그는 “만약 혼자 1등이 된다면 평균 100억원 이상을 받을 수 있는데, 평생 한번 될까말까한 1등의 기회를 저렴하게 날리면 안 되잖아요”라고 설명한다.

그는 로또를 ‘자살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이라고도 예찬한다. 로또에 희망을 걸고 팍팍한 삶을 살아 갈 수 있다는 말이다. 희망의 부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복권은 당첨 안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한다.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은 액수로 한 주동안 무언가 기댈 곳이 있다는 희망을 지니고 살 수 있으니 당연히 ‘서민의 희망’이라고 말한다.

“이제 로또는 도박이 아니고 삶의 즐거움입니다. 복권 판매금의 50%는 당첨금으로 사용되고, 해마다 1조6천억원 정도인 41%는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사업 등에 쓰입니다. 그러니 로또 1장을 사면 1등 당첨자에게 축복을 주고, 이웃에게 도움을 주고, 본인에겐 희망을 주니 즐겁지 않은가요?”

그는 “카지노나 주식은 자기 돈을 탕진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만 복권을 사느라 전 재산을 탕진했다는 이야기는 없다”며 “일부 당첨자들이 ‘복권 당첨되고 불행해졌다’는 사례도 있지만 극히 일부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타이와 미얀마에 로또를 수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세계 복권시장은 2013년 말 기준으로 우리돈 약 263조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고, 연 평균 7.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핵심 성장산업 중 하나다. 지금은 지-테크(G-tech), 인트라롯, 에스지(SG) 등 3개사가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지-테크의 연간 매출액은 약 22조원에 이를 정도로 엄청나다. 한국 로또는 이들과 우선 동남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그는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아이티 기술로 복권 시스템을 국산화한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여기에 한류가 가세하면서 동남아시아 국가의 복권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입니다.”

그는 미얀마의 대통령을 수차례 면담했고, 이제 마무리작업 단계다. 시스템 사용료(로열티) 수입과 더불어, 온라인복권은 대표적 인프라산업으로 통신·보안·인쇄·제조기술 등 국내 연관 산업의 동반 국외진출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로또 1등 당첨자들이 자녀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고 부부만 알고 지내는 사례가 많아요. 그만큼 거액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나라가 침울했을 때에도 로또 추첨 방송은 쉬지 않았어요. 복권의 사회적 기능에 대해 새로운 생각할 할 때입니다.”

그는 22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세무공무원을 하다가 고려시멘트 대표이사, 하이마트 재경본부장을 거쳐 2년째 나눔로또 대표를 맡고 있다.

“미국에서는 복권수익금 대부분을 어린이 교육(오클라호마주)이나 노인 복지(펜실바니아주)에 쓰는데 한국은 100 곳에 나눠쓰고 있다”며 “우리도 통일이나 다문화 분야쪽에 복권수익금을 집중해서 쓸 때가 왔다”고 그는 제안했다.

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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