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서울노인복지센터 탑골미술관에서 이영철 화가 초대전 ‘어른을 위한 동화’가 개막했다. 25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이영철 화가가 서울노인복지센터의 기관지에 표지화를 여럿 기부했던 인연으로 열렸다. 화가는 120호 대형 작품 한 점도 서울노인복지센터에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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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동화’전 이영철 화가
부모님 이야기가 나오자 화가는 말을 잇지 못했다. 부모님 연배의 관객들이 박수로 그의 슬픔을 달랬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서울노인복지센터 1층에 있는 탑골미술관에서 이영철(55) 화가 초대전 ‘어른을 위한 동화’가 개막했다. 이번 전시회는 화가가 서울노인복지센터의 기관지에 표지화를 여럿 기부했던 인연으로 열렸다. 화가는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매일 어르신 2000여명이 미술·음악·영화 등 다양한 문화활동을 즐기신다고 들었다. 기관지에서 제 그림을 본 어르신들이 진짜 그림을 보고 싶어한다는 말씀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또 120호 대형 작품 한 점도 서울노인복지센터에 기부했다. 개관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화가의 사인회가 이어졌다. 한 어르신이 부탁하자 화가는 전시회 포스터 뒷면에 서명뿐만 아니라 그림까지 그렸다. 행사가 너무 길어질까 우려한 주최 측이 만류하지 않았다면 어떤 부탁도 다 들어줄 기세였다.
예술가의 길 놓고 아버지와 대립화해 못한 채 30년 전 사고로 이별
늘 응원해준 어머니도 3년 전 별세 슬픔 잊으려 자학하듯 들꽃 그려
2000송이 넘어가자 겨우 평화 찾아
마음의 빈 그릇에 가득 담아 참회 블로그의 그림 보고 혜민스님 연락
<멈추면 비로소…>개정판에 실린 뒤
‘잔업화가’서 유명화가로 극적 반전
“새차·집보다 나눌 수 있어 행복” 화가는 2012년 혜민 스님의 저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개정판에 그림을 그려 유명해졌다. 그전까지는 스스로 ‘전업화가 아닌 잔업화가’라 부를 정도로 혹독한 무명시절을 보냈다. 경북 김천시 봉산면 신암1리 첩첩산중 오지마을에서 태어난 화가는 어릴 때부터 이상한 병이 있었다. 무언가 떠올리면 그 모습이 선명하게 눈앞에 나타났다. 뱀을 생각하면 눈앞에서 뱀이 꿈틀댔다. 모내기하려고 발을 논에 집어넣는 순간, 거머리들이 발을 향해 달려드는 게 보였다. 아버지의 재촉에도 못 담근다 악을 써 대신 못줄을 잡았다. 늘 겁이 많고 쇠약해 어린 마음에도 앞날이 막막했다. 그때 초등학교에 입학한 형이 교과서를 가져왔다. 투명한 수채화로 그려진 삽화가 그를 매혹했다. 고등학교까지 내내 미술부 활동을 하며 화가의 꿈을 그려나갔다. 박봉의 철도공무원으로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던 아버지는 고생길이 훤한 예술가의 길을 완강히 반대했다. 어머니는 나물을 뜯어 팔아 아버지 몰래 화첩을 사다 주며 둘째 아들을 응원했다.
2. 이영철 화가가 자신의 작품 <사랑 꽃밥>에 담긴 의미를 서울노인복지센터 회원에게 설명하고 있다. 3년 전 어머니를 보낸 슬픔과 30년 쌓인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꽃밥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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