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비야 대성당에서 김희중 대주교(맨 왼쪽)가 기도를 하자, 성지순례에 참가한 각 종교 지도자들이 함께 기도를 하고 있다.(왼쪽 둘째부터 천도교 박남수 교령,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유교 어윤경 성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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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스페인 성지순례
성모 마리아가 웃고 있다. 아기 예수를 사랑스럽게 안고 있다. 성모 마리아상의 얼굴이 익숙하다. 동양의 보살 모습이다, 가늘고 긴 눈 모양에 수줍게 웃는 입 모양까지. 아기 예수도 성모 마리아를 바라보며 웃는다. 문득 자승 총무원장이 묻는다. “왜 성모 마리아가 웃는지 아시나요?” 다들 머뭇거린다. “아기 예수가 손가락으로 턱을 간질이고 있어서 그래요.” 순간 다들 폭소를 터뜨린다. 지난달 27일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에 자리한 세비야 대성당에서는 한국의 종교지도자들이 성당 이모저모를 자세히 살피며 성지순례를 하고 있었다. 세비야 대성당은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성당이다. 내부에는 그림, 조각품, 목조 조각 등 종교 관련 예술작품뿐 아니라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플라테레스크 건축 양식이 혼합되어 있고,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유해도 안치돼 있다. 성모 마리아상의 앞에서 한국 종교 지도자들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종교 간의 벽을 허물고 마음을 열었다.
2. 론다에 있는 가르멜 수녀원의 수녀가 데레사 성인 유해(손가락)를 모셔오자 자승 총무원장이 유해에 입을 맞추고 염주를 선물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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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목사, 박남수 천도교 교령,
어윤경 성균관장
이웃종교 체험 5박6일 동행 성모 마리아가 웃는 이유?
아기 예수가 간질여서 !
스님의 자문자답에 성당이 들썩 데레사 성인 손가락 유해에
입을 맞추고, 염주를 선물로 주자
수녀님이 환하게 웃는다. 이슬람교도의 알람브라 궁전에
유대인이 보낸 12사자상
종교 공존의 증표에 끄덕끄덕 세계 각지 순례자들도 호기심 눈길 세비야 대성당에 들어서자 자승 총무원장이 제안을 했다. “천주교 성당에 들어왔으니 김희중 대주교께서 우리를 위해 기도를 해주시면 어떨까요?” 다들 성당 한가운데 있는 자리에 앉아 고개를 숙인다. 갑작스러운 제안이었지만 김 대주교는 차분한 목소리로 기도한다. “한국에 있는 모든 종교가 마음을 합해 평화가 공존하고 머지않은 미래에 남북이 평화통일을 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스려주시고 힘을 모아주소서. 이번 성지순례가 우리 사회와 국가, 각 종단의 공동체를 위한 유익하고 의미 있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이 모든 기도가 각자가 믿는 절대자의 힘으로 이뤄지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 주변에서 성당을 참배하던 세계 각지에서 온 순례자들이 흥미로운 눈길로 바라본다. 천주교 대주교가 기도하고, 스님이 함께하는 모습을 보며 종교 간의 화합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는 듯하다.
3. 세비야 대성당 내부에 있는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상. 성모 마리아의 얼굴 모습이 동양적이라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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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세비야 대성당 외부 모습. 참배객들이 항상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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