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6.02.16 20:19 수정 : 2016.02.17 14:54

하천에서 형성된 붉은색 퇴적암을 덮은 2m 높이의 회색 응회암이 격변의 순간을 보여준다. 탐방로 위에는 깊은 호수 퇴적암이 나타난다.

부산시 서구 암남동의 송도반도는 송도해수욕장에서 암남공원 들머리까지 바닷가를 따라 산책을 하면서 중생대 백악기 말의 퇴적환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이 지질탐방로 중간쯤에는 지질학자들도 놀라는 지질유산이 있다. 화산 분출과 대규모 단층운동이 함께 일어나 하천변이 갑자기 깊은 호수로 바뀐 증거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이다.

송도반도에는 격렬한 화산활동이 뜸한 동안 쌓인 다대포층 퇴적층이 시대별로 바닷가 절벽에 드러난다. 탐방로 들머리부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처음 깊은 호수 환경에서 쌓인 짙은 잿빛의 이암과 사암이 나타난다. 탐방로 중간쯤부터 눈앞에 붉은색 사암과 실트암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그 지점이 바로 격변의 현장이다. 이 붉은 퇴적층은 얕은 범람원 환경에서 철 성분이 공기 속 산소와 만나 붉은 산화철이 되어 붉게 보인다. 다시 말해 하천변이던 곳이 갑자기 깊은 호수가 되었다는 뜻이다.

그 비밀을 푸는 열쇠는 두 퇴적층 사이에 쌓인 지층이다. 언뜻 사암처럼 보이는 이 지층은 응회암이다. 성분을 분석한 결과 격렬한 화산 폭발로 쏟아져내린 화쇄류가 쌓인 암석으로 드러났다. 당시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이 지층을 조성권 서울대 교수와 함께 2010년 국제학술지 <지구과학 리뷰>에 발표한 손영관 경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무엇이 먼저인지는 모르지만 화산 폭발과 땅이 가라앉는 지각운동이 동시에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큰 지진이라도 변위가 몇 미터에 지나지 않는데 수백 미터의 침강이 단시간에 났다면 엄청나게 큰 사건”이라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녹색삶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