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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훈 고려대 총학생회장. 사진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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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청년 공동행동 릴레이 인터뷰 ②
20대 총선, 청년이 말한다
박세훈 고려대 총학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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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빈곤 청년수 서울서만 52만명
“싼 기숙사·공공임대 공급 늘려야” 2014년 민주정책연구원은 ‘서울시 청년가구의 주거실태와 정책연구’에서 최저 주거 기준에 미달하거나 지하·옥탑방, 주택 이외의 거처에 머무는 서울의 주거 빈곤 청년 수가 52만명(22.9%)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1인 청년가구만 놓고 보면 서울시 청년의 36.2%가 이런 환경에서 산다. 주거 빈곤층 비율은 유독 청년 세대에서만 늘어나는 추세다. 박씨는 “학교 주변을 돌아보면 알 수 있지만 정말 기묘한 집들이 많다. ‘독서실’로 용도 분류된 건물을 원룸인 줄 알고 살고 있던 친구도 있고, 집이 너무 좁아 친구 한 명이라도 놀러 오면 옆으로 누워 자야 한다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공동행동은 특히 사회안전망이 부재한 상황에서 청년들이 불공평한 민간 임대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현재 청년의 공공임대주택 입주율이 1% 수준, 박씨는 “거리로 몰려나온 만만한 수요인 대학생들이 조물주인 건물주가 부르는 게 값인 임대료를 내고 열악한 집에 들어간다”고 비판했다. 청년의 주거권 보장을 요구하는 단체 ‘민달팽이유니온’이 46개 대학가의 원룸 표본을 살펴본 결과를 보면, 대학가 원룸의 평당 월 임대료는 10만9000원(2012년 기준) 수준이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아파트보다도 4만원 정도나 비싼 수준이다. 기숙사 역시도 저렴한 보금자리가 아니다. 박씨는 “고려대 기숙사 비용은 1명당 한 달 40만원(신축 내국인 기숙사 기준)에 가까운데, 2명이 한방을 쓰고 있으니 방 하나에 80만원인 셈”이라고 말했다. 대학가에 민자기숙사가 확대되면서 ‘원룸보다 비싼 기숙사’란 말이 나온 지도 오래다. 그나마 서울지역 사립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13.4%(2015년 기준)에 불과하다. 공동행동 쪽은 “청년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저렴한 기숙사를 확대하라”고 20대 국회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에게 제안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각 정당과의 토론회, 각 대학이 소재한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들과의 면담 등을 준비하고 있다. ‘어떤 집에 살고 싶은가.’ 이 질문에 박씨가 답했다. “침대와 책상을 놓고도 팔굽혀펴기 정도는 할 수 있는 크기의 집이요. 그리고 (청년들이 자신의 수입으로) 조금이나마 저축을 해 자립을 상상할 수 있을 정도의 임대료면 될 것 같아요.”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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