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3.07 19:09
수정 : 2017.03.07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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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2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한베평화재단 발족 기자회견 모습. 재단은 지난해 9월 창립총회를 연 데 이어 올해 2월15일 정부로부터 국가인권위원회를 주무관청으로 재단법인 설립 허가증을 받았다. 사진 조진섭 프리랜서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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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평화재단의 대척점엔 화해·치유재단이 있다. 앞은 순수 민간 주도, 뒤는 한-일 정부 간 12·28 합의 결과물. 둘 다 과거사 응시하지만 접근 방법은 판이하다. 구수정 한베평화재단 이사, 마지막회다.
-한베평화재단, 왜 만들었는지.
“역사 문제 100년도 가잖아요. 1999년부터 이어온 ‘미안해요 베트남’ 운동을 지속가능한 세계 평화운동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구심점 필요하다 생각했죠. 평화교육, 아카이브, 피해자 지원사업, 참전 군인과의 연대사업 등 할 게 많아요. 베트남에서 출발해 한반도 적시고 동아시아 평화 물꼬 트려고 해요. 시민들과 함께.”
-일본 기금으로 조성된 화해·치유재단 어떻게 보는지.
“2000년에 한국 치과의사들이 ‘화해와 평화를 위한 베트남 진료단’ 결성해 베트남 학살 피해지역 진료사업 시작했어요. 그때 ‘화해’가 문제 됐죠. ‘가해자가 먼저 화해 말할 수 있나’며 모욕감 느낀다는 항의 있었어요. 화해·치유재단은 사과보다 화해 내세워 한-일 간 과거사 논쟁에 마침표 찍으려는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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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2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한베평화재단 발족식 모습. 평화의 소녀상과 베트남 피에타 앞에서 참가자들이 예를 표하고 있다. 사진 조진섭 프리랜서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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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2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한베평화재단 발족식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베트남 전쟁 희생자들을 기리며 꽃을 바친 뒤 ‘베트남 피에타’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있다. ‘베트남 피에타’는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희생자인 여성들과 아기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김서경·김운성 작가가 제작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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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가 ‘해결’되는 걸까요?
“역사 문제에 해결이란 게 가능한가요? 한베평화재단의 목적은 과거사를 ‘매듭’짓는 데 있지 않아요. 과거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 통해 더 많은 진실과 정의 회복하려고 합니다.”
-일부 베트남전 참전군인 비롯한 ‘애국 어르신들’한테 협박도 많이 당했죠?
“베트남전쟁이라는 거울 통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우리 모습 들여다보자는 거예요. 자신을 가해자 위치에 세울 수 있을 때, 그리고 기꺼이 그 역사적 책임 받아들일 때만이 평화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평화에는 무엇보다 용기가 필요해요.”
고경태 신문부문장
k21@hani.co.kr
후원계좌: KB국민은행 878901-00-009326 한베평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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