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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3.13 19:02 수정 : 2017.03.14 10:29

2015년 8월8일치 <한겨레> 토요판에 실린 배봉기 할머니 보도. 길윤형 도쿄 특파원은 재임 기간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로 오키나와에 가서 그의 흔적을 추적한 일을 꼽았다.

그 3년 반은 한-일 관계가 격렬하게 롤러코스터 탄 시간이었다. 길윤형 도쿄 특파원이 3월31일로 임기 마치고 돌아온다. 3년 반, 일본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

-나의 특파원 생활은 □□□ 였다.

“눈 가리고 코끼리 만지기. 저는 아베 총리와만 살았으니, 절망스럽게 일본 보지만, 다른 총리의 시대였다면 달랐겠죠. 제가 산 곳도 도쿄뿐. 오사카엔 오사카, 후쿠오카엔 후쿠오카의 일본 있으니 딱 잘라 말하기가….”

-일본 시민사회도 마찬가지?

“우익과 양심적 지식인의 이분법은, 와서 보니 별로 안 맞는 듯. 한국에 소개되는 일본인들이 생각보다 영향력 없음을 안 것도 수확. 참여연대나 환경운동연합 같은 조직이 없죠.”

-가장 보람 있었던 기사는?

“2015년 오키나와 가서 토요판 커버로 썼던 배봉기 할머니(1914~1991). 1975년 위안부 피해 처음 고백한 분. 할머니 오래 돌봐오셨던 분들이 ‘한국 기자 찾아온 건 처음’이라 할 때 뿌듯했죠. 또 하나는 영화 <60만번의 트라이>로 유명해진 오사카 조선학교 럭비부 취재. 경기 중계하던 캐스터가 ‘한국 지식인들이 많이 보는 한겨레가 저 학생들 얘기를 한 면 털어 실었다’고 했대요.”

-특파원 가기 전과 달라진 생각은?

“한국이 일본 잘 모르며 비판하는 지점을 객관적으로 지적해야겠다 싶었는데, 아베 정권과 3년 반 지내며 ‘어른들 얘기 틀린 게 없다’는 식으로 돌아간 측면. 정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사회 의사결정 구조 알게 된 것도 귀중한 배움. 내각제니까 아베가 늘 국회 불려 나와 온종일 의원들 질문에 답변하는 거 보며 부러움 느끼기도. 정치 역동성이나 민중 활력 생각하면 한국과 비교 안 되지만.” <내일 계속>

고경태 신문부문장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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