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손흥민 비난 마세요”

17일 올림픽축구팀 귀국 기자회견
신 감독 “준비했던 걸 100% 했다”

신태용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1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신태용 감독과 일부 선수단이 17일 낮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해외파 선수들은 브라질 현지에서 곧바로 소속팀으로 떠났다.

신 감독은 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 골 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브라질에 입성하면서부터 준비했던 것을 거의 100% 만족시켰다”고 했다. 팀의 주포 손흥민에 대해서는 위로의 말을 건넸다. 신 감독은 “손흥민은 열심히 해줬다. 호주 멜버른에서 36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왔고, 오자마자 후배들을 챙긴다고 바빴다. 손흥민은 어느 누구보다 이번 대회가 간절했다. 그러니 너무 비난하지는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손흥민은 온두라스와의 8강전에서 팀 내 가장 많은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대표팀과 동행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경기장을 떠나 호텔로 들어갈 때까지 손흥민이 울었다. 대표팀 안에서는 수비수 정승현까지 둘이 울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4강에 갈 절호의 기회를 놓친 선수들이 아쉬움을 뒤로하고 서로 잘하자고 격려했다”고 전했다.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은 저녁도 먹지 않았다. 하루 종일 울었다”며 “석현준과 장현수까지 세 명의 와일드카드 선수들이 솔선수범했다”고 칭찬했다.

신태용 감독은 휴식을 취한 뒤 울리 슈틸리케 사령탑이 이끄는 축구대표팀 코치진에 합류한다. 9월1일 저녁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한다. 신 감독은 “올림픽팀 선수들 중에 국가대표팀에 추천할 만한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다 추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존의 대표팀 선수들이 부진할 경우 올림픽팀에서 새로운 선수를 충원할 수 있다.

신 감독은 리우올림픽을 통해 지도자로서의 입지도 탄탄하게 다졌다. 공격적인 축구, 패스 축구, 생각하는 축구는 8강에서 멈춰섰지만, 역대 올림픽팀 가운데 가장 재미있고 신선한 경기를 팬들에게 선물했다. 신 감독은 “신태용이란 사람을 국민들이나 축구팬들한테 알린 계기인 것 같다. 항상 올림픽에서의 기억을 생각하고 연구해 큰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