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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8.17 18:55 수정 : 2016.08.17 19:45

빈민가 출신 콘세이상, 복싱 라이트급 금
브라질 올림픽 사상 첫 복싱 금메달

브라질 호브송 콘세이상(왼쪽)이 17일(한국시각)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복싱 남자 라이트급(60㎏)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개최국 브라질의 3번째 금메달. 길거리 야채팔이 소년이 브라질의 올림픽 영웅으로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리우데자네이루/AFP 연합뉴스
소년은 매일 새벽 4시에 눈을 떴다. 야채 노점상이었던 할머니를 돕기 위해서였다. 학교가 끝난 뒤에는 해변에서 아이스크림을 팔았다. 할머니는 “다른 아이들 같지 않았다. 마치 집안의 가장처럼 일을 도왔다”고 했다. 소년의 우상은 사우바도르 카니발에서 파이터로 명성이 자자했던 삼촌이었다.

다행히 그가 살고 있는 보아비스타 지역에서는 거리의 어린 소년들이 약을 멀리하고 복싱을 하게 하는 사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버스비가 없어서 10㎞나 떨어진 체육관까지 뛰어가야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갱 조직 합류를 권유받고 마약 유혹도 있었으나 소년은 다 뿌리치고 오로지 샌드백만 쳤다. 17일(한국시각) 브라질 올림픽 복싱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쓴 호브송 콘세이상(27)의 이야기다.

사우바도르 빈민가에서 자란 콘세이상은 2016 리우올림픽 복싱 남자 라이트급(60㎏) 결승에서 소피안 우미아(프랑스)를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브라질 사상 첫 올림픽 복싱 금메달이자 대회 3번째 금메달이다.

콘세이상은 “어릴 적 내 삶은 참 힘들었다. 아무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복싱을 시작했지만 지금 나는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며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서 깨고 싶지 않다. 내 삶에서 가장 환상적인 날”이라고 했다. 그는 패자가 된 상대를 치켜세우는 예의도 잊지 않았다. “우미아는 그냥 좋은 복서가 아니었다. 아주, 아주 좋은 복서였다. 정말 어려운 승부였고 오늘은 내가 그보다 더 잘 싸웠을 뿐이다.”

콘세이상은 “지금껏 살아남기 위해서 참으로 어려운 길을 헤쳐왔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일을 계속할 것”이라며 “2020 도쿄올림픽에도 출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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