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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8.18 12:43 수정 : 2016.08.18 21:58

손연재가 17일 오전(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애슬리츠 파크에서 첫 공식 훈련을 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손연재 결전 앞두고 마지막 훈련
19일 밤 10시20분 개인종합 예선 시작
21일 새벽 결선에서 사상 첫 메달 도전
손연재 “잘해왔다 꼬꼬마” 마지막 투혼

손연재가 17일 오전(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애슬리츠 파크에서 첫 공식 훈련을 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혹독하다.

하루에 4종목, 그것도 모두 잘해야 10위까지 벌이는 결선에 진출한다. 상대가 있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버텨야 한다. 1000분의 1점까지 갈리는 미세한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한국 리듬체조의 대명사 손연재(22·연세대)가 19일 밤 10시20분(한국시각) 리우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리는 리듬체조 예선을 시작으로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한다. 올림픽은 종목별 결승을 따로 벌이는 월드컵과 달리 볼, 후프, 리본, 곤봉 네 종목의 점수를 모두 합친 총점으로 순위를 가리는 개인종합·단체종합에 두 개의 금메달을 걸어두고 있다. 네 종목을 모두 잘해야 메달권에 들 수 있다.

손연재가 초등학교 때 연기하는 모습. 갤럭시아에스엠 제공
손연재는 이날 밤 10시49분께 볼 연기를 시작으로 7~8시간 동안 26명이 벌이는 올림픽 개인종합 예선전을 치른다. 종목별로 1분30초 안팎으로 이뤄지는 연기이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적을 것 같지만 사실은 반대다. 온몸을 자유롭게 변형시켜야 하는 유연성, 균형 감각, 집중력이 필요하고 표정 관리에 신경쓰며 8시간 동안 긴장해서 경기를 마치면 녹초가 된다. 미세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 여기서 10위 안에 들면 21일 새벽 3시20분부터 시작되는 결선에 진출한다. 결선에서는 네 종목을 다시 연기해야 하는데, 손연재는 후프, 볼, 곤봉, 리본 순서로 2시간 동안 메달을 향한 전쟁을 치른다.

2012년 런던올림픽 개인종합 예선 6위, 개인종합 결선 5위로 역대 대한민국 최고의 성적을 낸 손연재의 목표는 동메달. 금메달과 은메달은 러시아의 투톱 야나 쿠드렴체바(19)와 마르가르타 마문(21)의 싸움에서 판가름날 확률이 높다. 손연재는 동메달을 놓고 간나 리자트디노바(23·우크라이나), 멜리치나 스타뉴타(23·벨라루스) 등과 겨뤄야 한다. 올해 월드컵 대회 기준으로 손연재의 개인종합 최고점(74.900)은 리자트디노바(75.150점), 스타뉴타(74.550점)와 엇비슷하다.

일찍이 브라질 상파울루에 도착해 적응훈련을 마친 손연재는 16일 리우에 입성했고, 18일 선수촌 옆 훈련장에서 몸을 풀었다. 러시아 코치인 옐레나 네표도바가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첫 공식 훈련에서, 손연재는 꼼꼼하게 스트레칭을 하며 몸의 자세를 잡았다고 한다. 한국 선수단 소속의 에이디(AD)카드를 목에 건 네표도바 코치는 실수가 나왔을 때 지적을 했고, 손연재는 몇 차례 되풀이하며 동작을 수정했다. 손연재 등 선수들은 회전과 마찰의 상반된 힘이 작용하는 발목이나 무릎 관절이 좋지 않다. 또 보통사람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꺾는 허리에는 늘 통증이 따른다. 그런 고통을 달게 삼키면서 밝은 미소를 지으며 연기에 몰입해야 한다.

손연재가 초등학교 때 후프를 연기하는 모습. 갤러시아에스엠 제공
손연재는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까닭에 런던올림픽 이후 4년간 전지훈련을 떠나 러시아 대표팀과 함께 훈련하는 등 쉼 없이 달려왔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년 광주유니버시아드 3관왕에 이어 올해는 6개의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시리즈에 출전해 금메달 2개, 은메달 9개를 땄다. 개인종합 최고점수도 매 대회 경신해왔고, 수준급 선수를 가르는 기준인 종목별 18점대 점수를 따는 횟수도 부쩍 늘었다.

손연재는 리우에 도착하기 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초등학생 때 볼 연기 사진을 올린 뒤 그 옆에 “지금까지 정말 참 잘 왔다 꼬꼬마”라고 적었다. 어마어마한 인고의 시간이 단 한 문장에 그대로 녹아 있다. 손연재는 “올림픽이라는 무대 자체가 한번 해봤다고 해서 두번째가 쉽고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정말 큰 무대이고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했다. 저도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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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2016 리우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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