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8.18 18:10
수정 : 2016.08.18 21:06
여자 육상 200m에서 21초78로 금메달 목에 걸어
100m에 이어 200m도 석권하며 올림픽 2관왕
셸리앤 프레이저의 훈련 파트너였으나,
리우에서 자신의 시대를 알렸다
19일부터 400m 계주 경기에 나서 3관왕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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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의 일레인 톰슨이 18일 오전(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 육상 200m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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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베로니카 캠벨(34)과 셸리앤 프레이저(30)를 보고 자랐다. 이제 내 이름이 그들과 함께 불리게 됐다. 경이로운 느낌이 든다.”
18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육상 200m 결승전에서 1등으로 들어온 일레인 톰슨(24·자메이카)은 바로 기뻐하지 않았다. 네덜란드의 다프너 스히퍼르스(24)와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치른 직후여서인지, 톰슨은 힘겨운 표정으로 멈춰서 허리를 숙이며 숨을 골랐다. 그러고선 트랙에 주저앉았다가 결국 벌러덩 뒤로 누웠다. 누워서 잠시 휴식을 치른 뒤에야 일어나서 우승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스히퍼르스는 결승점을 통과하기 직전에 어떻게든 톰슨을 제치려는 마음에 상체를 최대한 앞으로 기울였지만, 결승점을 통과한 직후 고꾸라지며 넘어졌을 뿐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기록은 톰슨이 21초78, 스히퍼르스가 21초88로 불과 0.1초 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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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레인 톰슨(자메이카)이 18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육상 200m 결승에서 네덜란드의 다프너 스히퍼르스를 제치고 1위로 결승점을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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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육상 1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깜짝스타'로 부상한 톰슨은 200m마저 석권하며 새로운 단거리 육상 여제의 탄생을 알렸다. 톰슨은 인터뷰에서 언급한 자메이카의 역사적인 육상 스타들도 이루지 못한 업적을 이뤘다. 캠벨은 여자 육상 200m 종목에서 2004 아테네와 2008 베이징 대회 2연패를 이뤘고, 프레이저는 100m에서 2008 베이징, 2012 런던 대회 2연패를 달성했지만, 단일 올림픽에서 육상 100m와 200m를 석권하진 못했다.
톰슨은 불과 5년 전 고교 졸업반 때 실력 부족으로 육상부에서 쫓겨났던 선수였다. 하지만 대학에서 좋은 스승인 스티븐 프랜시스 코치를 만나 완전히 다른 선수로 변모했다. 불과 3~4년 전까지 개인 최고기록이 세계 최고 수준과는 2초 가까이 차이가 났지만, 매해 기록을 향상시키며 빠르게 따라잡았다. 이번 올림픽 전까지 국제대회 입상 경력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육상 200m에서 딴 은메달이 전부였다. 셸리앤 프레이저의 훈련 파트너이자 간간이 다크호스로 분류되던 톰슨은 이번 올림픽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완전히 터뜨렸다. 톰슨은 인터뷰에서 “우리 고등학교의 모토가 ‘네 안에 있는 불빛을 빛나게 하라'(Let your light shine)다. 그 말대로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내 안의 불빛을 빛나게 했다”고 말했다.
톰슨의 또다른 도전은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만이 1988 서울올림픽에서 달성한 단거리 여자 육상 올림픽 3관왕이다. 톰슨의 400m 계주 경기는 19일(한국시각)부터 열린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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