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8.24 15:35
수정 : 2016.08.24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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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마라토너 페이사 릴레사(26)가 21일(현지시간) 2016 리우올림픽 마라톤에서 은메달을 딴 후 시상대에서 두 팔을 엇갈려 X를 그려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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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언론들, 릴레사 미국 망명설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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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마라토너 페이사 릴레사(26)가 21일(현지시간) 2016 리우올림픽 마라톤에서 은메달을 딴 후 시상대에서 두 팔을 엇갈려 X를 그려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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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마라톤에서 두팔로 X표시를 하며 반정부 세리머니를 한 에티오피아 마라토너 페이사 릴레사(26)가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에프페>(AFP)통신은 24일(한국시각)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공항에 확인한 결과 릴레사가 에티오피아 대표팀이 탄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릴레사가 자국 동료들과는 달리 귀국 거부의사를 밝혔고 에티오피아 대표팀 관계자도 대표팀 환영 행사에서 릴레사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릴레사는 2016 리우올림픽 마라톤에서 2위로 피니쉬라인을 통과하면서 두팔로 X표시를 해 국제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폐막식 시상식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고 같은 세리머리를 펼쳤다. 릴레사는 세리머니에 대해 “에티오피아 오로미아 지역에서 반정부 시위에 나선 주민 1000명 이상이 경찰의 강경 진압에 죽거나 투옥된 데 대한 저항”이라고 밝혔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이 세리머니가 국제적 반향을 낳자 릴레사를 영웅으로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릴레사는 귀국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릴레사는 세리머리 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제 에티오피아로 가면 죽거나 감옥에 갇힌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릴레사의 에이전트 역시 <아에프페>와의 인터뷰에서 “릴레사가 에티오피아로 돌아가면 좋을 게 없다고 조언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릴레사가 에티오피아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릴레사의 향후 거취에 대해 일부 언론들은 미국 망명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미국은 ‘자신의 의견을 평화적으로 표현할 권리’를 전 세계 정부가 존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우회적인 입장을 밝혔다.
권승록 기자
ro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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