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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4.03 08:29 수정 : 2017.04.03 08:31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휩쓴 2015년 6월 인천공항에 도착한 중동발 항공기에서 내린 입국객들을 상대로 검역직원들이 일일이 체온을 재고 있다. 인천공항/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미래] 국내 바이러스 대응 어떻게?
구글 독감 예측 ‘플루 동향' 넘어
‘바이러스 가는 길' 예측하는 모델
10분만에 찾아내는 ‘신속진단키트’
원초적 생명체 막는 최첨단 구상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휩쓴 2015년 6월 인천공항에 도착한 중동발 항공기에서 내린 입국객들을 상대로 검역직원들이 일일이 체온을 재고 있다. 인천공항/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2015년 늦봄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놓았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는 중동 지역을 방문한 단 한 사람에게서 시작됐다. 5월4일 귀국해 20일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감염 확진을 받을 때까지 병원 네 곳을 옮겨다니며 수많은 사람에게 메르스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메르스가 2012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세계보건기구(WHO)가 사전 대비를 권고하고 국내에서도 관련 포럼이 열리기도 했지만, 삼성병원의 한 의사가 의심하기 전에는 아무도 이 환자의 메르스 감염을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의사의 ‘용기 있는 의심’이 없었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 걷잡을 수 없는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에 빠져들었을 것이 명약관화하다. 지난해 말 출범한 신종바이러스융합연구단(CEVI)의 김범태 단장(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신종 바이러스를 막는 지름길은 미리 알고 빨리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을 비롯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식품연구원·한의학연구원 등 16개 연구기관 및 위탁연구기관 연구원 120여명으로 구성된 신종바이러스연구단은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2022년까지 570억원의 예산을 들여 ‘신·변종 바이러스 감염 대응 융합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원천봉쇄하는 것이 1순위로 해야 할 일이다. 안인성 연구단 바이러스확산방지팀장은 “질병이 유입돼 어떻게 퍼지는지 지도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필요한 것은 사전에 예측을 하는 것이다. 문헌이나 언론기사 등 가상공간의 많은 정보를 모아 기계학습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뽑아내 유행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려 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2008년부터 ‘구글 플루 동향’을 통해 독감 유행을 예측하는 서비스를 해왔다. 이후 뎅기열까지 확대했지만 2015년 가을부터는 일반 서비스는 중단하고 미국 보스턴어린이병원,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컬럼비아대학 등 전문기관들에만 예측모델 개발·운영을 위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등이 주축이 돼 2005년에 수학모델을 기반으로 개발한 국제감염병확산모델 ‘글림비즈’(GLEAMviz)는 꾸준히 버전을 높여오고 있다. 2009년에는 신종플루가 이듬해 1~2월에 유행 최고조에 이르던 여느 해의 동향과 달리 그해 가을에 이미 정점을 이룰 것이라고 7월에 예견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바이러스의 진화 방향을 예측하고 특정 지역의 집단 발병이 어떻게 확산할지를 예측하는 ‘프로퍼시’(Prophecy)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연구단은 특정 지역에서 발병한 질병의 국내 유입이 예측되면 해당 지역에서 오는 승객들을 집중 검역하는 이동식 ‘스마트 터널’ 개발도 구상 중이다. 지금의 검역은 공항에서 적외선카메라로 발열 감시를 하고 특정 지역 승객에게 건강상태 질문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데 그치고 있다. 연구단은 승객들이 터널을 통과하는 동안 보균자나 감염자가 있으면 세균과 바이러스를 빨아들여 병원체를 검출하고, 분해능이 뛰어난 발열감시카메라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첨단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공항 등에서 의심환자가 발견돼도 확진을 하는 데는 몇시간이 걸린다. 검체를 채취해 중합효소연쇄반응(PCR)이라는 방법으로 바이러스를 증폭해 확인하는 데 최소 4~6시간이 소요된다. 특정 질병에서 나오는 항원 단백질에 짧은 시간에 형광을 쐬어 진단하는 임신진단키트 같은 시분해 형광 신속진단키트, 환자 검체와 항체가 결합할 때 나오는 전기신호를 측정하는 전계효과트랜지스터(FET) 센서, 리트머스처럼 색깔로 진단하는 듀얼페이퍼센서 등이 개발되면 10분 만에 확진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단은 기대하고 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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