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08 17:15
수정 : 2019.08.08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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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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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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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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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미국 공개시장조작위원회(FOMC) 직후 파월 연준 의장이 이번 금리 인하는 무역 분쟁에 따른 경기 하방 위험을 줄이는 게 목적이라고 명확히 선언했다. 장기 인하 사이클의 시작이 아님을 굳이 강조한 것이다. 연준이 예상을 뛰어넘는 강수를 둔 건 시장의 기대를 꺾기 위해서다. 그동안 연준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의 기대가 너무 높아져 한때 0.5%포인트 인하 기대까지 나왔다. 이를 정리하지 않으면 정책이 시장에 끌려갈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차단에 나선 것이다. 주가는 그날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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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분쟁 해결을 위한 고위급회담이 끝나자마자 미국이 3천억달러 중국제품에 10% 관세를 물렸다. 회담이 만만치 않다는 증거다. 두 번째 휴전에서 돌파구가 마련될 거라 기대했던 시장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불씨는 곧바로 환율로 옮겨붙었다. 중국이 위안화를 달러당 7.1위안으로 올리자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재료가 주가에 얼마나 영향을 주느냐는, 재료의 강도와 의외성에 의해 결정된다. 고위급회담이 끝나고 곧바로 관세 부과가 결정됐기 때문에 악재로써 힘이 대단히 강하다.
일본이 한국을 수출절차 간소화 대상인 백색 국가에서 제외했다. 반도체 소재에 대한 제재가 발표된 후 한국의 강한 반발과 국제 여론에 밀려 망설이긴 했지만 정치적으로 후퇴할 수 없다고 판단한 일본 정부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제재의 내용이나 대상이 나오지 않아 파장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렵다. 경제에 미치는 실제 영향이 크지 않을 거로 보이지만 뒤숭숭한 분위기와 맞물려 시장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300개 넘는 기업이 2분기 실적 발표를 마쳤다. 결과는 예상대로 좋지 않았다. 매출액이 352조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익은 더 심하다. 영업이익이 39%, 순이익도 50% 줄었다. 1분기에 비해 이익 감소 폭이 커 실적 둔화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이익 감소율만 보면 외환위기 이후 최대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주가지수는 1900선까지 무너졌다. 눈앞에 있는 악재가 많아 미래에 대해서도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하나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 2011년 이후 6년 동안 종합주가지수가 1800~2100 사이에 머물러 있을 때 분기 영업이익은 25조~32조원 정도였다. 지금이 그 정도다. 현재 시장 여건이 나쁘다고 하지만 당시에도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있었다. 주가가 추가로 하락해도 그 폭이 5%를 넘지 않을 거란 의미가 된다.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어떤 계기로 반전이 이뤄질지 생각해 보는 게 좋다. 널려 있는 악재의 영향력은 주가가 바뀌면 달라진다. 주가가 오르면 세상이 갑자기 밝아지는 게 투자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주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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