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29 17:39
수정 : 2019.08.2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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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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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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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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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 때문에 난리다. 그럴 만도 한 게 독일 채권을 이용해 만든 상품의 경우 손실률이 95%에 달하기 때문이다. 은행이 상품을 주로 팔았다는 것도 문제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가지고 판단한다. 오랜 시간 은행과 거래했던 사람의 경우 설명을 해줘도 그게 일반 은행 상품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평소 자신에게 익숙한 이자를 받는 상품으로 판단해 버린다.
디엘에스(DLS)가 문제의 끝일까? 우리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는 주식 중 3% 정도가 해외주식이다. 현재 잔고가 40조원을 넘는다. 미국 주식이 절반 정도이고 중국, 유럽 주식의 비중도 높다. 지금까지는 성과가 좋았다. 작년에 특히 괜찮았는데 선진국 주가가 오르고 원화 약세까지 합쳐져 일부 종목의 경우 60% 넘는 수익을 기록했다. 우리 주식시장이 15% 하락한 것과 비교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기업의 주가가 많이 오른 것도 해외주식 투자가 늘어난 이유다. 높은 가격에 이들을 매수해 일시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회복될 거라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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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제부터다. 선진국 시장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 시장은 이미 1900까지 내려왔기 때문에 추가 하락 폭이 크지 않지만 선진국 시장은 다르다. 미국의 경우 지금이 하락 초기일 수 있다. 미국의 경제 지표가 둔화하고 금리 인하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걸 보면 상황이 이전만 못 한 게 분명하다. 여기에 주가까지 높다. 환율도 사정이 좋지 않다. 원-달러 환율이 1220원을 정점으로 조금씩 내려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22년 동안 거의 매월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나라다. 금융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위에서 오래 머문 경우도 없다. 구조적으로 1200원을 넘기 힘들다는 의미가 되는데 원화 강세가 계속될수록 해외주식 투자 수익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작년과 정반대 상황이 펼쳐지는 건데 해외주식 투자는 주가 하락과 원화 절상이란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다.
주가를 움직이는 요인 중 제일 규정하기 힘든 게 기대심리다. 계량화할 수 없어서다. 그래도 상당한 역할을 하는 건 분명하다. 상승 기간이 길고 상승률이 높을수록 기대가 가지고 있는 역할이 커진다. 투자자들이 상승에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시장이 그런 상태다. 주가가 11년 동안 상승하다 보니 투자자들은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그래서 조금만 하락해도 다시 매수에 나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현실이 바뀌면 심리도 바뀐다. 지금은 기대심리가 경기 둔화 우려를 압도하고 있지만 경기 둔화가 뚜렷해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주식투자를 한다면 많이 오른 해외보다 바닥에 있는 국내 주식이 더 좋다. 주가가 낮으면 잘 못될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지기 때문이다.
주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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