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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08 17:47 수정 : 2019.12.09 02:32

그래픽_김지야

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그래픽_김지야

1970년 이후 지금까지 미국에서는 11번의 금리 인하가 있었다. 금리를 한두 번 내리고 끝내는 게 아니라 상당 기간, 수차례 인하한 경우를 말한다. 주가는 금리 인하 형태에 따라 달라졌다. 공개시장조작위원회(FOMC)가 열릴 때마다 금리를 내리는 ‘빠른 완화’의 경우 1971년을 포함해 5번 있었는데, 주가는 금리 인하가 시작되고 1년 후에 1.7%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금리 인하와 동결을 반복하는 ‘느린 완화’ 때에는 같은 기간 주가가 10.2% 상승했다. 금리를 빠른 속도로 내리는 게 주가에 유리할거란 전망과 다른 결과였다. 금리 인하와 동결을 반복한다는 건 경기 둔화가 심하지 않다는 의미가 된다. 완만한 경기 둔화와 금리 인하가 만나다 보니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하게 오른 것이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올 하반기 있었던 세 번의 금리 인하는 느린 완화에 해당한다. 금리 인하 횟수가 많지 않고 인하 폭도 작아서인데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인하를 보험성 인하로 성격 규정하고 있다. 지금은 인하에 대해 경제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주가는 이전 느린 완화 때에 비해 약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지난 7월 고점보다 4.2% 더 오르는 데 그치고 있다. 올해 사상 최고치 경신이 세 번 있었다. 4월은 최고치보다 0.3% 더 높아지는 데 그쳤고, 7월은 3.1% 더 오른 후 상승이 마무리됐다. 이번이 세 번째인데 앞의 두 번에 비해 상승 폭이 크지만 기대만큼은 아니다. 저금리가 오래 계속되면서 금리 인하 영향력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지금 주가 상승을 제약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두 번의 큰 상승이 있었다. 첫 번째는 위기 직후부터 2015년 4월까지로 에스앤피 500지수가 900에서 2000이 됐다. 두 번째는 2016년 6월부터 작년 9월까지 해당 지수가 3000을 넘었다. 이번이 세 번째 상승이다. 세 번째 상승은 약하게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다. 첫 번째 상승은 직전 대세 하락으로 주가가 높지 않아 오를 수 있는 여유 공간이 크고, 두 번째 상승은 경기 회복으로 힘이 센 반면 세 번째는 별달리 상승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남아 있는 유동성 전부를 긁어모은 게 상승 동력의 전부이니 힘이 실릴 수가 없다.

미국 시장이 주춤해지면 우리 시장도 힘을 잃을 수 있다. 코스피가 8월 1900을 바닥으로 2150까지 올라오는 동안 우리 시장의 내부 동력은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연간 2%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 정도로 경기가 나쁘고 수출도 두 자릿수 감소를 계속하고 있다. 3분기 기업실적 역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5% 줄었다. 이렇게 좋지 못한 상황에서 주가가 오른 건 연준의 금리 인하로 미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기 때문이다. 외부 지원이 약해지면 조정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게 지금 우리 시장의 현실이다.

주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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