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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6.21 18:43 수정 : 2017.06.22 16:05

김석
전 순천시의원

10년 넘게 마을과 주민 자치 일을 하면서 주민과 행정이 함께 만드는 마을(읍·면·동)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읍·면·동은 주민이 살고 있는 마을이고 주민센터는 주민이 접하는 일차적 행정, 복지, 문화, 평생학습 등이 이루어지는 주민자치 활동의 거점이기 때문이다. 관리 중심의 읍·면·동 행정을 주민의 생각과 주민이 주도하는 의제 중심의 협치 행정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라도 마을계획 수립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최근 이 꿈같은 일을 지난 5월부터 안산시청과 안산시마을만들기센터가 협업하여 안산시 25개 동에서 ‘마을상상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추진하고 있다. 마을 특징을 공유하고, 마을의 미래를 상상하는 일에 행정, 중간지원조직, 전문가, 마을활동가, 통장, 주민자치위원, 부녀회 등 많은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실제 필요한 일을 계획하고 비전을 만들고 있다.

‘마을상상프로젝트’는 지난 10년 동안 안산시 마을 만들기 활동 영상 소개와 참가자 모두에게 ‘마을 만들기란 무엇입니까?’라고 묻고, 안산시마을만들기센터 실무자들이 주민의 생각과 주요 단어들을 실시간 화면으로 중계하면서 시작한다.

본격적으로 마을을 상상하기 위해 7~8명이 둘러앉을 수 있는 원탁을 준비하고 마을 회의 진행자를 그 가운데 참여시켜 참가자들의 토론을 적극 돕는다. 토론 규모는 처음은 두 사람(짝꿍)에서 여덟 사람 그리고 전체로 확산된다. 질문은 “우리 동의 특징에 대해 말해 주시겠습니까?”, “내가 살고 싶은 마을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두 가지다. 2시간여 동안 쉬며 놀며 토론이 진행된다. 참여자들의 생각은 계속 실시간으로 게시판에 부착되고 전체 화면으로 공유된다. 간식도 먹고 서로 어깨도 주물러 가면서 진행된다. 그렇게 원탁별로 합의를 이룬 비전문(안) 5~8개를 게시하고 설명을 들은 후 마을 만들기 가치와 동의 특징과 개성 그리고 참여하지 않은 주민들도 동의할 수 있을 것 같은 비전문을 참여자들이 투표와 토론을 통해 결정한다. 이후 주민에게 다시 묻는 과정을 주도할 ‘마을 상상 추진단’을 원탁별로 선정한다.

‘젊음과 쉼이 있는 함께하는 낭만도시 중앙동’, ‘더불어 함께하는 복지마을 선부1동’, ‘초지일관 초지사랑 푸르른 초지동’ 마을상상프로젝트에서 주민들이 만들어 낸 마을 비전문이다. 이웃과 편하게 인사할 수 있는 마을, 주민이 만드는 축제가 있는 마을, 마실 갈 이웃이 있고 자연과 역사가 보존되는 마을, 친구가 많은 마을에서 살고 싶은 주민들은 원탁에서 10년 후 20년 후 지역을 긴 시간 상상하고 토론한 결과다. 마을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참여자 모두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다.

주민참여의 당위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제도화는 미약한 가운데 성과 중심, 행정과 전문가 주도, 과도한 환경개선 중심의 마을 만들기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마을상상프로젝트 과정 곳곳에는 마을과 사람 그리고 공동체 중심으로 이 운동을 바꾸어야 한다는 안산시마을만들기센터의 노력과 진정성이 담겨 있다.

안산시청과 안산시마을만들기센터는 마을상상프로젝트 이후 오는 10월에 안산시 마을공동체 한마당에서 25개 동 비전을 선포하고 동별로 주민이 만드는 마을계획 과정을 계속 지원할 예정이다. 마을 특성, 마을 자원, 마을 비전, 마을 계획, 마을 재생의 단계로 마을 만들기를 추진하는 안산시의 사례는 도심형 마을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는 다른 지역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또 협치를 강조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읍·면·동 협치 행정의 사례로 도입하여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한 주민자치 정책으로 도시계획처럼 마을계획이 수립되는 과정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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