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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0.11 18:32 수정 : 2017.10.11 19:46

김석
순천YMCA 사무총장

가짜뉴스라는 신조어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박근혜 탄핵 정국에서 만들어지고 가공된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가짜뉴스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 뉴스는 사실을 보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짜뉴스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만들어냈다고 생각된다. 이것은 방송과 뉴스가 공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스며들어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위협한다.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포는 역사적 사실을 거부하는 반혁명과 같은 것이다. 공영방송의 공정보도 환경이 무너진 것이 가짜뉴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배경은 아닐까 싶다.

사실을 보도하는 것이 뉴스다. 그래서 뉴스를 생산하는 기자에게 공정함과 자율성은 중요한 정체성이다.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에서 정체성을 위협받은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MBC)·<한국방송>(KBS) 본부가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2012년에 이어 총파업을 결행하고 있다. 언론적폐 청산을 위한 언론인의 항쟁이라 말하고 싶다.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자들> 속에 비친 공영방송 경영진들의 지나친 편견과 부당노동행위는 우리가 사는 곳이 대한민국이 맞는지 눈과 귀를 의심하게 한다.

중앙 방송사의 비정상적인 방식은 지역 방송사와 지역 총국으로 이어진다. 정부를 옹호하는 행태가 지역에서는 토호세력과 결탁하는 방식으로 둔갑하고, 진실을 보도하는 기자를 기사를 쓸 수 없는 부서로 전보하는 사례 등으로 이어진다. 비민주성이 중앙을 그대로 닮게 되는 것이다. 정부가 중앙 문화방송과 한국방송에 낙하산 인사를 하면, 중앙은 지역 문화방송과 한국방송에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낸다. 지역 공영방송 사장이나 총국장 인선에 자치권과 자율성을 보장하라는 의견은 반영되지 않는다. 자격은 어떻게 되는지, 누가 오는지 검증의 기회도 없다고 한다.

최근 5·18 폄훼 발언 등으로 사퇴를 종용받고 있는 여수문화방송 사장과 골프 접대와 고액 자문료 의혹으로 곤혹스러운 한국방송 광주총국장의 모습은 좋은 예가 아닐까 싶다. 그러니 지역 공영방송 사장이나 총국장 인선에서 민주성과 자치권이 보장되도록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구성원의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수도권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사실에 기초하여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지역 공영방송이 지역에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역을 기록하고 지역의 힘겨움을 전달할 수 있는 매체는 지역 언론이며 그중 지역 공영방송의 역할은 자치와 분권을 촉진하는 중요한 구성 요소이다. 갈수록 서울과 중앙에 돈과 사람과 재화가 집중되는 상황에서 지역 공영방송마저 종속되는 행태를 그냥 지켜볼 수는 없는 일이다.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균형 있는 방송과 권력자가 아니라 주권자인 시민을 대변하는 언론환경은 어쩌면 중앙보다 지역이 더 절실하다. 지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을 성취로 생각하는 공영방송이 지역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국민으로부터 신뢰가 깊은 공영방송, 지역민으로부터 인정받는 공영방송으로 다시 자리매김해야 한다.

나쁜 경영진 퇴진을 통해 그동안 노조탄압과 부당노동행위를 바로잡아 공정방송을 만들겠다는 뚜렷한 의지와 더불어 서울 본사에 대한 종속에서 벗어나 지역 공영방송의 주체성과 자율성을 회복하겠다는 파업에 힘이 모아져야 한다. 정권이 바뀌어서 조건이 마련되어 진행되는 파업이 아니라 가짜뉴스가 횡행하는 가운데 공정보도를 통해 국민에게 방송을 돌려주는 파업, 공영방송의 지역 자율과 자치권을 보장하는, 뿌리부터 바꾸고 바뀌는 파업이기 때문이다.

자유와 성취를 갈망하는 것이 인간의 본질일 터인데 반민주적으로 운영된 공영방송에서 끊임없이 자기비하와 모멸감 속에서 자아가 무너졌을 그들을 생각하면 소름이 돋고 눈물이 난다. 그들 곁에서 동행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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