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단디뉴스> 전 대표 지방대학 출신이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 취업하기란 시쳇말로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듯이 된 지 오래다. 2017년 하반기 청년실업이 9.8%, 체감 실업은 22%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지방대학 출신의 체감 실업은 이런 수치만으로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수도권 집중과 불균형 발전은 지방에 있는 중고생과 대학생을 ‘서울행’ 대열로 내몰았다. 불확실한 미래를 두고 보험 들듯이 너도나도 말이다. 지난달 정부가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혁신도시 공공기관이 새로 채용하는 인력의 30%는 지역인재를 뽑도록 한다는 게 핵심이다. 지역인재 평균 채용비율 13.3%를 앞으로 5년 동안 3%씩 끌어올려 2022년에 30%에 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지방 정치권은 물론 지방대학은 ‘서울행’ 버스를 타는 지역인재들을 붙잡을 근거가 없었다.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며, 현 정부의 목표인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은 선거 출마를 앞두고 전국순회에 나섰던 지난 2월 경남 진주에 있는 경상대학교에서 지방대학생들과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해법은 혁신도시가 지역인재를 더 많이 채용하는 것이며 ‘지역인재 30% 의무 채용’을 입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문 전 대표는 나주혁신도시 한국전력공사, 진주혁신도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올봄 신규 채용부터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기대한 것에 비해 '올 봄 신규 채용’ 결과는 다소 실망스럽다.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109곳 중 올해 신규 인력을 채용한 기관은 95곳이지만, 이 가운데 35곳은 지역 출신 인재를 선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력하겠다' 약속했던 엘에이치는 '올 상반기 신규 채용' 실시에서 11.1%로, 현재로는 지난해보다 조금 나은 채용률을 보이고 있긴 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민홍철(김해갑) 국회의원실 발표에 따르면 엘에이치는 지난해 지역인재 채용비율이 9.5%였다. 경남 진주로 이전한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 중 한국시설안전공단은 11.1%, 주택관리공단은 5.6%로 나타났다. 지방 이전 전체 공공기관 109곳의 평균 채용비율은 13.3% 정도다. 진주혁신도시 지역인재 채용비율은 11.2%로 전국 평균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단순히 공공기관의 의지 부족이라고만 치부할 수는 없을 듯하다. 최근 진주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가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공기관 관계자들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에 불만과 아쉬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도시 이전 후 업무 추진 여건’에 대해서 ‘악화됐다’가 45.9%, ‘진주시’에 대해서는 ‘만족하지 않는다’가 36.9%(불만족 23.2%, 매우 불만족 13.7%)를 보였다. 이에 비해 ‘만족한다’는 15.9%였다. 이전 2~3년이 지났음에도 진주시와 이전 공공기관이 상호지원·업무협력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거나 체계가 없는 것으로 짐작된다. 이러한 사정도 낮은 채용비율에 한몫 거들지 않았을까 싶다. 한마디로 ‘불안한 동거’다. 혁신도시 공공기관은 아직도 ‘서울바라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이전 공공기관을 지역경쟁력 강화를 위한 ‘화수분’으로만 보는 건 아닐까. 아무래도 경제활성화니 지역경쟁력 강화 운운하며 시장 논리로 해법을 찾기는 어려울 듯하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지역에서 일자리가 보장된다면 지역인재가 ‘서울행’ 대열을 거부하고 지역에 남을 확률은 높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가 지역 청년들에게 희망이 될지 아니면 새로운 ‘희망고문’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부디 지역인재들이 휘파람 불며 ‘서울행 굿바이’를 던질 수 있기를.
칼럼 |
[지역이 중앙에게] ‘서울행 굿바이’ 할 수 있을까 / 권영란 |
진주 <단디뉴스> 전 대표 지방대학 출신이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 취업하기란 시쳇말로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듯이 된 지 오래다. 2017년 하반기 청년실업이 9.8%, 체감 실업은 22%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지방대학 출신의 체감 실업은 이런 수치만으로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수도권 집중과 불균형 발전은 지방에 있는 중고생과 대학생을 ‘서울행’ 대열로 내몰았다. 불확실한 미래를 두고 보험 들듯이 너도나도 말이다. 지난달 정부가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혁신도시 공공기관이 새로 채용하는 인력의 30%는 지역인재를 뽑도록 한다는 게 핵심이다. 지역인재 평균 채용비율 13.3%를 앞으로 5년 동안 3%씩 끌어올려 2022년에 30%에 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지방 정치권은 물론 지방대학은 ‘서울행’ 버스를 타는 지역인재들을 붙잡을 근거가 없었다.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며, 현 정부의 목표인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은 선거 출마를 앞두고 전국순회에 나섰던 지난 2월 경남 진주에 있는 경상대학교에서 지방대학생들과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해법은 혁신도시가 지역인재를 더 많이 채용하는 것이며 ‘지역인재 30% 의무 채용’을 입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문 전 대표는 나주혁신도시 한국전력공사, 진주혁신도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올봄 신규 채용부터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기대한 것에 비해 '올 봄 신규 채용’ 결과는 다소 실망스럽다.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109곳 중 올해 신규 인력을 채용한 기관은 95곳이지만, 이 가운데 35곳은 지역 출신 인재를 선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력하겠다' 약속했던 엘에이치는 '올 상반기 신규 채용' 실시에서 11.1%로, 현재로는 지난해보다 조금 나은 채용률을 보이고 있긴 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민홍철(김해갑) 국회의원실 발표에 따르면 엘에이치는 지난해 지역인재 채용비율이 9.5%였다. 경남 진주로 이전한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 중 한국시설안전공단은 11.1%, 주택관리공단은 5.6%로 나타났다. 지방 이전 전체 공공기관 109곳의 평균 채용비율은 13.3% 정도다. 진주혁신도시 지역인재 채용비율은 11.2%로 전국 평균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단순히 공공기관의 의지 부족이라고만 치부할 수는 없을 듯하다. 최근 진주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가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공기관 관계자들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에 불만과 아쉬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도시 이전 후 업무 추진 여건’에 대해서 ‘악화됐다’가 45.9%, ‘진주시’에 대해서는 ‘만족하지 않는다’가 36.9%(불만족 23.2%, 매우 불만족 13.7%)를 보였다. 이에 비해 ‘만족한다’는 15.9%였다. 이전 2~3년이 지났음에도 진주시와 이전 공공기관이 상호지원·업무협력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거나 체계가 없는 것으로 짐작된다. 이러한 사정도 낮은 채용비율에 한몫 거들지 않았을까 싶다. 한마디로 ‘불안한 동거’다. 혁신도시 공공기관은 아직도 ‘서울바라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이전 공공기관을 지역경쟁력 강화를 위한 ‘화수분’으로만 보는 건 아닐까. 아무래도 경제활성화니 지역경쟁력 강화 운운하며 시장 논리로 해법을 찾기는 어려울 듯하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지역에서 일자리가 보장된다면 지역인재가 ‘서울행’ 대열을 거부하고 지역에 남을 확률은 높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가 지역 청년들에게 희망이 될지 아니면 새로운 ‘희망고문’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부디 지역인재들이 휘파람 불며 ‘서울행 굿바이’를 던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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