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신문> 편집국장 얼마 전 국회에서 열린 ‘읍면동 혁신, 주민자치 마을자치 토론회’에 참석했다. 국회 도서관 대강당을 가득 메울 정도로 호응을 얻었는데 사실 딴 나라 같았다. 도시의 마을만들기는 정말 ‘꽃길만 걷게 해줄게’라는 가사대로 협동으로 삶의 질을 ‘첨’한다고 한다면, 농촌의 현실은 더 이상 ‘감’하지 않도록 노심초사하는 그 마음이 천양지차로 느껴졌다. 거기 가서 그랬다. 읍면동 혁신에서 적어도 ‘면’은 따로 빼달라고. 출발점이 너무나 다르다고. 살아온 환경도 앞으로 살아갈 환경도 너무 달라 한꺼번에 도맷금으로 넘어가기엔, 읍과 동에 끼어서 그냥 어물쩍 넘어가기엔 너무나 안타까워 최소한의 시작점이 되는 특단의 대책을 세운 후에 묶든지 하라고 격한 소리로 말했다. 그날 감정이 격했던 것은 충북도교육청에서 밀어붙이기식 학교 통합 첫 공청회가 열린 직후라 그랬을 것이다. 충북 옥천의 제일 변두리 청산면의 청산중고 통합 문제 관련 첫 공청회에 학교 통합 기표소를 설치하는 도교육청의 ‘무지몽매함’과 담당 공무원의 ‘어이없는’ 언행 때문에 더 그랬을 것이다. 학부모와 간담회 한 번 없이 첫 공청회를 하고 바로 통합 결정 투표를 하려는 작태에 당연히 주민과 동문, 학부모는 저항하고 투표하지 않았다. 도교육청을 비판하니까 담당 공무원이 그러더라. ‘이렇게 학생 수가 줄어들 때까지 지역에서는 도대체 뭘 하셨습니까?’ 학부모 간담회가 없었다고 말하자, 중학교 교장이 나와서 그러더라. ‘학부모회 열면 몇명 나오지도 않으면서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느냐’고. 얼마나 무시했으면 이런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뇌까리는’ 것일까. 그런데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웬 통합이니 했더니 2015년부터 교육부가 이른바 ‘학교 총량제’라는 것을 실시해 도시 신설 학교를 만들려면 농촌 작은 학교를 통폐합하라고 했단다. 시도교육감은 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충북도 청주 등 새 아파트 지은 곳에 신설 학교 몇 개 세우려고 농촌 학교 통폐합을 밀어붙이고 있다.?학교 1개 세우는데 3.5개를 폐교시켜야 한다니 농촌 작은 학교를 제물로 도시 신설 학교를 만드는 이런 잔혹한 시스템을 설계한 자는 대체 누구이며 이에 부역하는 이 또한 누구인가? ‘도대체 그럼 너네들은 뭐 했니?’ 묻고 싶었다. 농촌이 이렇게 쪼그라들 정도로 어떤 정책으로 무얼 했냐고 묻고 싶었다. 사람이 줄고 지역이 쪼그라드는 것이 눈에 현현하게 보인다. 지역농협이 통합되고 파출소가 통합되며 이제는 1면 1교를 유지는 한다고 하지만 학교는 거죽만 남을 것이다. 전교생이 20명 내외가 수두룩하다. 적정 학교를 유지한다면서 ‘관계성’이 중요하다면서 통합해야 한다고 강변한다. ‘애들이 축구 한번 못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하는데 ‘무슨 축구 못 해서 얼어죽은 귀신이 있는 건가’. 다 쓰잘데없는 말이다. 통폐합하지 않고 지근거리 작은 학교끼리 연대하면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학교가 어려울 때는 지역사회, 동문, 학부모, 지자체 다 도와달라고 손을 뻗쳐놓고서는 학교 통폐합을 할 때는 학부모 60% 찬성이면 끝이다. 다른 이해관계자는 아무런 투표권도 없다. 농촌의 학교는 그 태생부터가 지역민의 땅 희사로 어렵게 태어난 만큼 지역사회의 구심점이다. 작고 소박한 미래이기도 하다. 이것마저도 경제와 효율의 논리에 없애려 한다면 농촌을 다 고사시키는 것과 진배없다. 농촌의 미래와 직결되기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 ‘농촌’, ‘농업’ 없는 나라를 원한다면 폐교를 해라. 그렇게 절감한 예산 가지고 도시에만 바글바글 모여 살아라. 황무지가 된 농촌, 그렇게 빼앗긴 들에 봄이 오지 않고 겨울만 득시글댄다면 이 나라 사람들은 과연 행복할까, 묻고 싶어졌다. 문재인 정부에 감히 주문한다. 농촌학교 살려내라! 가만히 두면 고사한다. 시도교육감에게 요청한다. 강원도교육청의 강원교육희망재단처럼 ‘작은 학교 살리기’에 대한 애정 먼저 보여달라. 광역, 기초지자체의 존립기반이 달린 문제다. 사람이 살게끔 면에 기본적인 환경을 만들어달라. 너희들의 무능을 농촌에 전가하지 말라.
칼럼 |
[지역이 중앙에게] 도시학교 만들려고 농촌학교 제물로?: 농촌작은학교의 비극 / 황민호 |
<옥천신문> 편집국장 얼마 전 국회에서 열린 ‘읍면동 혁신, 주민자치 마을자치 토론회’에 참석했다. 국회 도서관 대강당을 가득 메울 정도로 호응을 얻었는데 사실 딴 나라 같았다. 도시의 마을만들기는 정말 ‘꽃길만 걷게 해줄게’라는 가사대로 협동으로 삶의 질을 ‘첨’한다고 한다면, 농촌의 현실은 더 이상 ‘감’하지 않도록 노심초사하는 그 마음이 천양지차로 느껴졌다. 거기 가서 그랬다. 읍면동 혁신에서 적어도 ‘면’은 따로 빼달라고. 출발점이 너무나 다르다고. 살아온 환경도 앞으로 살아갈 환경도 너무 달라 한꺼번에 도맷금으로 넘어가기엔, 읍과 동에 끼어서 그냥 어물쩍 넘어가기엔 너무나 안타까워 최소한의 시작점이 되는 특단의 대책을 세운 후에 묶든지 하라고 격한 소리로 말했다. 그날 감정이 격했던 것은 충북도교육청에서 밀어붙이기식 학교 통합 첫 공청회가 열린 직후라 그랬을 것이다. 충북 옥천의 제일 변두리 청산면의 청산중고 통합 문제 관련 첫 공청회에 학교 통합 기표소를 설치하는 도교육청의 ‘무지몽매함’과 담당 공무원의 ‘어이없는’ 언행 때문에 더 그랬을 것이다. 학부모와 간담회 한 번 없이 첫 공청회를 하고 바로 통합 결정 투표를 하려는 작태에 당연히 주민과 동문, 학부모는 저항하고 투표하지 않았다. 도교육청을 비판하니까 담당 공무원이 그러더라. ‘이렇게 학생 수가 줄어들 때까지 지역에서는 도대체 뭘 하셨습니까?’ 학부모 간담회가 없었다고 말하자, 중학교 교장이 나와서 그러더라. ‘학부모회 열면 몇명 나오지도 않으면서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느냐’고. 얼마나 무시했으면 이런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뇌까리는’ 것일까. 그런데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웬 통합이니 했더니 2015년부터 교육부가 이른바 ‘학교 총량제’라는 것을 실시해 도시 신설 학교를 만들려면 농촌 작은 학교를 통폐합하라고 했단다. 시도교육감은 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충북도 청주 등 새 아파트 지은 곳에 신설 학교 몇 개 세우려고 농촌 학교 통폐합을 밀어붙이고 있다.?학교 1개 세우는데 3.5개를 폐교시켜야 한다니 농촌 작은 학교를 제물로 도시 신설 학교를 만드는 이런 잔혹한 시스템을 설계한 자는 대체 누구이며 이에 부역하는 이 또한 누구인가? ‘도대체 그럼 너네들은 뭐 했니?’ 묻고 싶었다. 농촌이 이렇게 쪼그라들 정도로 어떤 정책으로 무얼 했냐고 묻고 싶었다. 사람이 줄고 지역이 쪼그라드는 것이 눈에 현현하게 보인다. 지역농협이 통합되고 파출소가 통합되며 이제는 1면 1교를 유지는 한다고 하지만 학교는 거죽만 남을 것이다. 전교생이 20명 내외가 수두룩하다. 적정 학교를 유지한다면서 ‘관계성’이 중요하다면서 통합해야 한다고 강변한다. ‘애들이 축구 한번 못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하는데 ‘무슨 축구 못 해서 얼어죽은 귀신이 있는 건가’. 다 쓰잘데없는 말이다. 통폐합하지 않고 지근거리 작은 학교끼리 연대하면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학교가 어려울 때는 지역사회, 동문, 학부모, 지자체 다 도와달라고 손을 뻗쳐놓고서는 학교 통폐합을 할 때는 학부모 60% 찬성이면 끝이다. 다른 이해관계자는 아무런 투표권도 없다. 농촌의 학교는 그 태생부터가 지역민의 땅 희사로 어렵게 태어난 만큼 지역사회의 구심점이다. 작고 소박한 미래이기도 하다. 이것마저도 경제와 효율의 논리에 없애려 한다면 농촌을 다 고사시키는 것과 진배없다. 농촌의 미래와 직결되기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 ‘농촌’, ‘농업’ 없는 나라를 원한다면 폐교를 해라. 그렇게 절감한 예산 가지고 도시에만 바글바글 모여 살아라. 황무지가 된 농촌, 그렇게 빼앗긴 들에 봄이 오지 않고 겨울만 득시글댄다면 이 나라 사람들은 과연 행복할까, 묻고 싶어졌다. 문재인 정부에 감히 주문한다. 농촌학교 살려내라! 가만히 두면 고사한다. 시도교육감에게 요청한다. 강원도교육청의 강원교육희망재단처럼 ‘작은 학교 살리기’에 대한 애정 먼저 보여달라. 광역, 기초지자체의 존립기반이 달린 문제다. 사람이 살게끔 면에 기본적인 환경을 만들어달라. 너희들의 무능을 농촌에 전가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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