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0.21 13:43
수정 : 2016.10.23 14:27
정치BAR_언니가 보고 있다 38회
‘언니가 보고 있다’는 의리 있는 언니, 섬세한 언니, 날카로운 언니, 솔직한 언니, 그리고 의리있고 섬세하고 날카롭고 솔직한, 언니같은 오빠들이 나와 ‘시시콜콜’ 정치 수다를 떠는 팟캐스트입니다. ‘무서운 언니’도 ‘언니’를 들으면 좋겠네요. 물론, 대면보고보다는 이메일을 좋아하시는 ‘무서운 언니’는 언니오빠들이 인터넷에서 소곤소곤 대는 걸 이미 보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요.
비선 실세 최순실의 뒤를 외롭게 쫓던 한겨레의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금칙어였던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다른 언론사들도 입에 올리기 시작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불법이 있다면 처벌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처음으로 내놓은 것입니다. 한겨레가 미르 K스포츠 재단 설립에 최순실씨가 관여했다는 첫 보도를 한 지 딱 1개월만입니다. ‘언니가보고있다’ 38회에는 한겨레의 매머드급 미르TF팀의 막내인 방준호 기자와 2014년에 최순실씨의 뒤를 쫓았다 미수에 그치고 다시 그를 쫓고 있는 하어영 기자가 출연했습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 사건에 대한 박 대통령의 첫 반응에 막내 방준호 기자는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의 사업이 본인의 관심사였고 정권의 뜻이었다는 게 대통령의 입으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틀린 걸 쓴 게 아니었구나”라며 소소하게 뿌듯해 했습니다. 물론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박 대통령의 발언은 말도 안 되는 말장난이기도 합니다. 박 대통령은 “재단과 관련해서 자금 유용 등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보다 중요한 건 누가 기업의 발목을 비틀면서 재단을 왜 만들었는지를 밝혀야 하는 거니까요. 재단과 최순실의 회사가 설립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자금유용 단계까지 진행되지 않았았을 것이고 검찰은 “개인적으로 쓴 돈이 없다”고 결론 내리고 최순실의 결백을 입증해주는 수사를 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여튼 박 대통령이 ‘재단’을 입에 올린 것은 중대한 상황 변화입니다. 그의 발언이 있던 날 오전 KBS 보도국 회의에서는 “오늘부터 최순실 관련 발제를 적극적으로 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제 KBS도 나서는 걸까요? 대통령의 심중을 정확히 읽어야 할 텐데요.
한겨레의 외로운 추적에 다른 언론사들도 휩쓸려 들어오게 된 배경으로는 최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과 학점 특혜 사건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최씨 모녀에게 바쳐진 불공정한 특혜는 사람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으니까요.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서 시작된 이화여대의 투쟁은 결국 최경희 총장의 사퇴로까지 이어졌습니다. 방준호 기자는 “정의로운 이대 벗들의 도움으로 많은 보도를 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하어영 기자도 “농성장에서 이대생들을 만나 보면, 우리 기사를 꼼꼼하게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독일로 연수를 떠났던 송호진 기자는 졸지에 미르TF의 일원이 돼 최순실씨의 뒤를 쫓고 있습니다. 거의 턱밑까지 그들을 뒤쫓았으나 최씨 모녀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최순실씨가 독일을 빠져나왔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 연수생 송 기자에게는 굿 뉴스일까요? 아님 독일 국경을 넘어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까지 추적 범위를 넓혀야 하는 걸까요? 2016년 가을을 가장 뜨겁게 보내고 있는 한겨레 미르TF 기자들의 스펙타클 추격기, ‘언니가보고있다’에서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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