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TV> 정치 논평 프로그램 | ‘더정치’ 125회
문재인 정부 2년차 경제정책 집행력 높이려는 의도
‘탄돌이’ 연상시키는 ‘문돌이’ 발언…‘무능 진보’ 악용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경제수석과 일자리수석을 전격 교체했습니다. 경제수석에는 윤종원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특명전권대사를 임명했고, 일자리수석에는 정태호 현 청와대 정책기획비서관을 앉혔습니다. 윤 경제수석은 기획재정부 출신의 전통 관료로 대표적인 거시경제 전문가입니다. 정 일자리수석은 정치권에 몸담은 대표적인 친노·친문 인사로 손꼽히는 정책통으로 불립니다.
최근 소득분배 악화와 고용부진이라는 좋지 않은 ‘경제 성적표’를 받은 청와대가 학자 출신의 경제팀을 실무 중심의 경제 관료와 정책통으로 교체한 것입니다.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등 현 정부의 정책 기조는 유지하되 성과가 미흡했던 민생과 일자리, 소득분배 등의 정책 집행에 속도감을 내겠다는 것입니다. 이번 인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 2년차 경제 정책의 큰 방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번 청와대 경제팀 전격교체에는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갈등설, 사퇴설이 나돌았던 장하성 정책실장은 빠졌습니다. 장 정책실장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인 소득주도 성장론을 이끌고 있는 사령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이 장 정책실장에게 한번 더 기회를 준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한편, 지난 18일 총선 뒤 처음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한 수석비서관이 “이번에 당선된 ‘문돌이’….”라는 표현을 써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문돌이’는 문 대통령의 덕을 본 당선자라는 의미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뒤 열린 2004년 총선에서 대거 당선된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탄돌이’라고 했던 것을 연상시킵니다. 탄돌이는 ‘무능한 진보’를 의미하는 악의적인 프레임으로 이용되었습니다. 맥락이 어떻건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공식 회의 자리에서 ‘문돌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번주 더정치에서는 청와대 경제팀 전격교체 배경과 한 수석비서관의 부적절한 ‘문돌이’ 발언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연출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