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2.04 16:45
수정 : 2017.12.04 20:59
Weconomy | 김재섭 기자의 뒤집어보기_포털의 뉴스 배열 알고리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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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포털 사업자인 네이버는 지난 국회 국정감사 때 이해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대표이사가 동시에 복수의 다른 상임위에 증인으로 불려나가 질타를 당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 지금의 뉴스 배열 방식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집중 제기됐고, 이 창업자와 한 대표는 알고리즘에 맡기는 쪽으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스마트폰 통한 뉴스 소비 늘면서 전환 불가피
부작용 우려 조심스레 준비…2015년 카카오가 먼저 결행
네이버, 3개년 계획 마련해 지난해부터 추진
지난 국정감사 이후 알고리즘화로 전환 박차
“이용자 거부감·부작용 때문에 망설였는데
국감 때 야당 의원·언론 몰아부쳐줘 부담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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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가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을 하던 중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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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면 네이버가 ‘억지 춘향’ 격으로 뉴스 배열을 알고리즘화(자동화)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오히려 트래픽(뉴스 이용량)을 늘리면서 뉴스 배열의 공정성 시비에서 벗어나는 ‘꿩 먹고 알 먹는’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4일 포털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스마트폰을 통한 뉴스 소비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며 뉴스 배열 체제를 바꾸는 고민을 해왔다. 포털 사업자들이 분석한 결과를 보면, 뉴스 이용자들은 다시 접속했을 때 아까 봤던 뉴스가 바로 또 보이면 식상해하며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뉴스 배열을 실시간으로 바꿔주거나 이용자가 접속할 때마다 전에 어떤 뉴스가 노출됐었는지를 기억해 새 것으로 바꿔서 배열해줘야 하는데 사람 손으로 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뉴스 배열을 이용자별로 자동화하는 방안을 찾아왔다.
카카오는 2년 전 알고리즘 방식으로 전환했다. 카카오 쪽은 “알고리즘 방식으로 전환한 뒤 뉴스 소비 트래픽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도 지난해부터 뉴스 배열의 알고리즘화를 조심스럽게 추진해왔다. 한성숙 대표는 “이전 경험으로 볼 때 갑작스럽게 전환하면 이용자들이 거부감을 표시하고, 부작용도 도출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단계적 전환 방침을 세웠다”고 밝혔다. 누리꾼과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알고리즘화를 추진해온 셈이다. 이해진 창업자가 국감 때 “개인적으로는 알고리즘화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답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지난 국감에서 불거진 ‘불공정’ 논란은 변화를 앞당긴 측면이 있다. 네이버는 “이용자들의 거부감과 부작용에 대한 부담을 덜고 알고리즘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이미 관련 조직을 개편하고, 알고리즘에 익숙한 검색 쪽 인력을 대거 뉴스 배열 쪽으로 전환 배치했다. 연예 등 일부 분야는 알고리즘에 완전히 맡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공정성 시비에서 벗어나길 기대했다. 한 포털업체 임원은 “알고리즘화가 진행되면 개인별로, 접속할 때마다 배열이 달라져 공정성 시비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결국 국감에서 불공정 논란이 포털의 알고리즘화에 대한 이용자들의 거부감을 없애주고, 향후 불거질 수 있는 알고리즘화의 부작용에 대한 면죄부를 준 꼴이 됐다.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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