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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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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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뚫렸다면 다른 곳도 안전하지 못해
“사용자 생체정보 안전한 곳에 보관·관리”
스마트폰 제조업체들 주장 믿을 수 있나
‘지금까지는’ 전제 붙여야 논리적으로 맞아
AI 기술로 보안·해킹 기술 함께 급속 발전
생체정보 수집자·제공자 모두 고민 필요 이번 건은 유사시 기업들은 고객은 안중에 두지 않는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인텔은 칩에서 치명적 보안 결함이 공개되자 “경쟁업체 칩도 마찬가지”라고 물타기에 바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운영체제 공급업체와 기기 제조업체들은 불똥이 튈까 몸사리기에 급급했다. 언론에 “우리는 거론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건은 또한 해킹으로부터 안전한 곳은 없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려줬다. 중앙처리장치는 컴퓨터의 두뇌이자 심장부로 논리적으로 가장 깊숙하고 은밀한 곳에 놓여있다. 인텔 칩에서 발견된 보안 허점은 해커가 칩에서 어떤 명령이 실행되고, 어떤 데이터가 처리되는지를 엿볼 수 있다는 것인데, 사실상 그 칩이 장착된 컴퓨터는 물론이고, 그 컴퓨터가 포함된 전산시스템이 다 뚫린 셈이다. 기업들은 고객의 개인정보에 더해 생체정보까지 수집하면서 안전한 곳에 보관·관리한다고 강조한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이 스마트폰에 지문·홍채·얼굴 인식 시스템 등을 채택하면서 원본 데이터를 “절대 뚫리지 않을 곳에 완벽한 보안체제를 갖춰 보관한다”고 강조하는 게 대표적이다. ‘지금까지는’이란 단서가 달려야 논리적으로 맞지 않을까 싶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보안 기술도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딥러닝 기술이 해커들의 수법을 파악해 무력화하고, 컴퓨터와 전산시스템의 보안 허점을 찾아내는 기술을 발전시킬 것이다. 동시에 해킹 기술도 발전할 것이다. 컴퓨터·전산시스템의 보안 허점을 찾아내거나 허점을 만들어내는 기술 개발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같은 기술이 창으로 쓰이면 해킹이고, 방패로 쓰이면 보안이 되는 셈이다. 더욱이 해킹은 이제 돈벌이 수단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모든 컴퓨터와 전산시스템은 언젠가는 다 뚫린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안전한 곳은 없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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