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0.01.05 13:38
수정 : 2020.01.0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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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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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어느 쪽 입김 엔 인사일지 관심 집중
“황창규 회장 표시나게 측근 챙기면
구현모 차기 내정자 ‘황의 남자’ 전락”
황 회장 “임원인사 내정자와 협의”
회사 안팎에선 “명단 건넸다” 얘기도
구 내장자 ‘사장’ 직합…사장급은 정리?
황 회장 ‘측근’ 분류 임원 처리 향방 주목
황 회장은 일괄사표 방식으로 일제히 정리
“구 흔들기 가시화…‘청와대 화났다’ 얘기도
임원인사 결과 따라 내우외환 몰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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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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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회장의 임기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이 새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돼 케이티(KT) 내부에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공존하게 됐다. 이에 당장 조만간 예정된 정기 임원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황 회장 색깔이 짙게 인사가 이뤄질 경우, ‘상왕체제’ 분석과 함께 구현모 내정자는 ‘역시 황의 남자’란 꼬리표를 피하기 어렵게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구 내정자는 황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이기도 하다.
5일 케이티 임직원들의 말을 들어보면, 임원인사가 임박했다. 케이티의 한 임원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수일 내로 발표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황창규 케이티 회장은 지난해 12월 미국 출장 길에 특파원들을 만나 “1월 중 새 최고경영자와 협의해 임원인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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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차기 최고경영자 내정자.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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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회장 임기는 3월 하순으로 예정된 정기주총까지이다. 구 내정자의 임기는 주총에서 승인을 받은 뒤부터다. 이에 이번 임원인사는 형식적으로는 구 내정자가 취임해 부릴 임원들에 대한 인사를 곧 물러날 황 회장이 하는 모양새이다. 이석채 전 회장(2009~2013년)과 황 회장(2014~현재)은 모두 전임이 물러나 공석인 상태에서 새 최고경영자로 선임돼 이런 상황을 맞닥뜨리지는 않았다.
케이티 홍보실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구 내정자가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황 회장이 “후임자와 협의해 하겠다”고 밝힌 점을 들어, 그가 이번 임원인사에서 측근 임원들을 챙겨주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있다. 회사 안팎에서는 “이미 황 회장이 구 내정자를 불러 이번 인사 때 챙길 임원 명단을 건넸다”라는 확인되지 않는 얘기도 돈다. 또다른 케이티 임원은 “황 회장과 그의 측근들이 욕심을 부리면, 구 내정자가 황 회장의 그늘을 벗어나 자기 색깔의 경영체제를 구축하기 어렵게 된다. 보는 눈이 많은만큼 표시나게 챙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회 사장(경영기획부문장)과 윤종진 부사장(홍보실장) 등이 대표적 황 회장 측근으로 꼽힌다.
이번 임원인사의 폭은 꽤 클 가능성이 있다. 우선 구 내정자가 ‘사장’ 직함을 쓰기로 한 만큼 기존 사장급들은 대부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관심은 황 회장 재임 중 영입됐거나 승승장구해 ‘측근’으로 꼽히는 임원들의 처리다. 현재 케이티에선 황 회장 비서실 출신들이 고위 임원으로 고속 승진해 주요 보직을 꿰차고 있다.
황 회장이 연임기간(2017~현재) 중에는 승진은 많이 시키면서 내보내기는 최소화해 전무·부사·사장급 고위임원 수가 대폭 늘어나고 인사 적체가 심한 것도 이번 임원인사 폭을 키울 요인으로 꼽힌다. 아현동 통신구 화재 사태, 불법 정치자금 제공과 자문위원 불법 위촉에 대한 검찰·경찰 수사, 실적 악화 등이 이어졌지만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장급 고위 임원은 한 명도 없었다.
황 회장은 내정자 시절 임원들의 일괄사표를 받아 선별처리 하는 방식으로 전임 회장 시절 외부에서 영입됐거나 고속 승진하며 전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임원들을 말끔히 정리했다. 이를 동력 삼아 직원 8300여명을 구조조정하고, 사업구조도 대폭 개편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케이티 한 임원은 “이석채 전 회장 측근 가운데 회사 경영에 필요한 임원도 있으니 옥석을 가려 내보내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원칙이 무너지면 뒷말이 커질 수 있다는 황 회장의 판단에 따라 말끔히 정리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괄 사표를 받아 선별하려면 황 회장이 주체가 돼야 하기 때문에 이 방법은 쓰기가 쉽지 않다. 새 최고경영자 선임 때 구 내정자와 경쟁했던 일부 외부 인사들과,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다른 도전자한테 줄섰던 일부 현직 임원들이 구 내정자 흔들기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번 임원인사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다. 주로 노동조합에서 이런 얘기들이 나온다. 이해관 케이티 새노조 대변인은 “케이티가 상품권을 현금화해 임원들 이름으로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데, 구 내정자를 이 건에 묶어 날릴 수 있다고 생각하며 뒤에서 흔드는 이들이 있다. ‘차기 최고경영자로 구현모를 내정한 것에 대해 청와대가 진노했다’라는 식의 음해성 얘기도 파다하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분위기를 다잡지 못하면 구 내정자는 물론 케이티가 내우외환의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jskim@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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