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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지구 모습.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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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홍춘욱의 시장을 보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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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지구 모습.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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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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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가계는 평균 3억 4,200만 원의 자산을 보유 중이며, 이 중 자본(순자산)은 2억 8,100만 원이다. 즉 부채비율이 22%(부채 6,100만 원/자본 2억 8,100만 원)로, 우려하고 있던 것보다는 낮다. 대한민국 가계의 부채비율은 통계청이 평균 가계재무 상황을 발표한 2010년 이후 6년간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이는 부채 총액이 증가한 만큼 자본도 함께 늘어났다는 뜻이다. 부채비율이 늘어나지 않으면 부채가 증가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소득이 같이 증가하는 경우 단순히 부채 증가를 우려하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경상소득을 살펴보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5년에 증가율이 둔화되었지만 향후에도 소득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승폭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부진한 국내 경기의 영향으로 임금 인상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중략) 대한민국에서 물가상승률 이상의 임금 인상은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처럼 건실한 자본구조에 이익 증가가 가능하다면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은 바로 효율성이다. 주식투자 시 매우 중요한 것이 ROE(Return On Equity, 자기자본이익률)다. 가계를 하나의 기업으로 간주하면 이익(소득) 증가로 투자 여력(자본)이 계속 증가하는 경우, 과거만큼의 고수익성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ROE는 하락하게 된다. 이를 밸류에이션(Valuation)이라고 한다. 같은 자산이라도 수익성을 감안해 가격을 산정하는 것이 시장원리이기 때문이다. 지난 6년간 국내 평균 가계의 ROE는 16~17%를 유지하고 있었다. 기업 관점에서는 투입자본 대비 수익구조가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
부채를 보유한 가계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더욱 명확해진다. 아래의 표를 보면 부채 보유 가계(평균값 기준)는 평균 가계 대비 자산·부채·자본 모두 더 많으며, 이는 부채 보유 가구가 자산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물론 부채비율이 29%로 조금 높아졌지만, 금리 인하로 이자보상배율(소득이 이자비용의 몇 배나 되는지를 따지는 채무상환능력)은 크게 나빠지지 않았다. 오히려 ROE는 증가했다. 대출금리 하락으로 투자자산의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다.
주식과 유사한 관점에서 대한민국 부동산을 판단하자. 주가 수준으로 판단하면 주로 사용하는 밸류에이션 방법이 수익 기준 PER(Price earnings Ratio, 주가수익비율), 순자산 기준 PBR(Price Book-value Ratio, 주가순자산비율)이다. 수익성 및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 부동산은 PBR 1.0배, PIR 6.1배다(전국 평균기준). 여기서 PIR(Price to Income Ratio)은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로 주식의 PER과 유사한 개념이다. 언론에서 근로자 연 소득으로 주택구입시 6.1년이 소요된다는 기사가 나온다면, 바로 이 6.1이라는 수치가 PIR을 의미한다. 따라서 PIR은 일반인 관점에서 부동산시장을 분석할 때 유용하게 사용된다. 소득 대비 집값이라는 개념이 매우 직관적이기 때문이다.
PBR 1.0배, PIR 6.1배를 비싸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앞에서 언급한 ROE와 이익증가율이 높기 때문이다. PER, PBR 계산식은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PER (PIR) = 1 / R
PBR = (ROE-g) / (R-g)
여기서 g(이익증가율)와 ROE는 통계청이 제시한 숫자를 이용하면 된다. 단, R(할인율)은 자의적 수치다. 부동산투자를 통한 연간 기대수익률을 의미하는데, 보통 10%를 사용하는 것이 무난하지만 각자 생각하는 수치가 다르기 때문에, 이 수치는 독자의 선택에 맡기겠다. 아무튼 ROE(17%)와 이익증가율(2.3%)에 기반한 PBR 계산식은 다음과 같이 바뀌게 된다.
PER (PIR) = 1 / R
PBR = (ROE-g) / (R-g) = 14.7% / (R - 2.3%)
간단한 수식이다. 이때 R(할인율)을 ROE와 같은 17%로 가정하면 PBR이 1.0으로 계산된다. 부동산 가격 연간 기대수익률을 17%로 예상하는 건 월간 상승률을 0.24%로 상정하는 것이다. R을 17%로 산정하는 것은 상당히 공격적인 가정이다. 또한 PIR 역시도 할인율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ROE와 같은 17%로 할인율을 가정하고 계산하면 PIR이 5.9배가 된다. R값은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10%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 서울의 평균 매매가는 전용면적 85㎡ 기준 5억8천만 원 수준이다. 대만(타이페이 11억 2천만원), 일본(도쿄 19억7천만 원)과의 차이는 전국 기준보다 더욱 확대된다. 수도권 집중의 결과는 대부분 수도 거주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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