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1.02 11:41
수정 : 2017.11.02 15:07
Weconomy | 홍춘욱의 시장을 보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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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장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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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투자자들 입장에서 ‘분산투자’는 매우 어려운 과제다. 투자론 교과서에서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고 가르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분산 투자하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주식과 채권의 투자 조합인데, 아래의 ‘그림’에 나타난 것처럼 자산배분의 효과는 거의 0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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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해석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상향하는 ‘선’의 제일 끝 부분은 각각 주식에 100%, 그리고 채권에 100% 투자했을 때의 결과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국내 주식(‘그림’의 우상단)에 100% 투자했다면, 연 8.7%의 투자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반면 수익률의 표준편차는 15.5%에 이른다. 이 숫자를 조금 더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주식에 전 자산을 투자하면 연 8.7%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대신 수익률 변동성이 커서 대략 10년에 3년 정도는 -6.8% 이하의 성과를 기록하며 특히 20년에 한번 정도는 -22.3% 이하의 수익률을 기록한다.(KOSPI의 연 수익률이 정규분포를 한다는 가정하에 이뤄진 계산으로, 실제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한 마디로 주식에 전 재산을 올-인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반면 채권은 주식과 정반대다. 채권에 전재산을 투자한 사람(‘그림’의 좌하단)은 연 5.7%의 수익을 거두는 대신, 수익률의 표준편차는 3.7%에 불과하다. 주식투자에 대한 비유를 그대로 적용하면, 채권에 투자하면 대략 20년에 한번 정도 수익률이 -1.7% 선 이하로 떨어진다.
아래의 ‘그림’은 지난 15년 동안의 한국 주요 자산의 수익률을 보여주는데, 국공채는 2005년 단 한번 마이너스 수익률(-1.1%)을 기록한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KOSPI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에 투자했다면 그는 15년 중에 5차례나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했을 것이다. 특히 그 가운데 -10% 이상의 손실을 기록한 경우는 2003년과 2008년 등 2차례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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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주식과 채권은 물론 각자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주식은 수익률과 투자의 위험이 모두 높은 상품이며, 반대로 채권은 수익률과 투자의 위험이 모두 낮은 상품이다. 따라서 자기 투자 성향에 따라 두 자산에 알아서 투자하면 끝일까?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한국과 주식과 채권에 나눠 투자할 경우, 분산 투자의 이점을 거의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분산투자의 이점이란, 변화 방향이 다른, 다시 말해 상관계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위험은 낮추고 수익을 크게 개선시키는 것을 의미한다.(상관계수(Correlation Coefficient)는 X와 Y라는 두 변수가 얼마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는지 측정하는 통계지표로, -1에서 +1 사이에 위치하는 값을 가진다. 예를 들어 -1의 상관계수가 나온다면 매우 강한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반대로 +1의 상관계수가 나온다면 매우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문제를 아래의 ‘그림’을 통해 살펴보자. 먼저 상관계수가 1이면서 투자의 성과와 위험이 동일한 투자 A와 B가 있다고 가정하면, 두 자산을 50대 50으로 섞어 투자한들 분산투자의 효과는 ‘0’에 가깝다(아래 ‘그림’의 점선). A투자가 좋은 성과를 기록할 때 B투자도 좋은 성과를 기록하며, 반대로 A투자가 부진할 때에 B도 부진하니 둘을 함께 투자한들 별 다른 이점이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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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상관계수가 -1, 즉 자산의 변화 방향이 반대로 움직이는 대신 자산의 수익률과 위험이 동일한 투자 C와 D를 대상으로 분산 투자하면 그 결과는 180도 달라진다. C투자의 성과가 개선될 때 D투자의 성과는 부진하며, 반대로 C투자의 성과가 악화될 때 D투자는 승승장구하여 분산 투자의 효과가 극대화된다. 수익률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위 아래의 변동성은 제한되어, 말 그대로 ‘마음 편한 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다(아래 ‘그림’의 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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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 주식과 채권의 수익률은 상관계수가 -0.02에 불과해, 위의 투자 사례처럼 분산 투자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나라의 여러 자산 중에 상관계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자산, 바로 환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환율과 주식의 상관계수는 -0.67에 달하며, 아파트가격과 환율의 상관계수도 -0.28을 기록하고 있어 ‘분산투자의 효과’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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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왜 한국의 주요 자산, 특히 아파트와 주식 등 이른바 위험자산은 환율과 마이너스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을까? 이 주제에 대해 다음 시간에 살펴보기로 하자.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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